둘 다 애처롭게 생각해요. 하지만 무방비상태의 인간을 향해 총을 쏘는 사람은 없잖아요.
˝부인께서는 사람보다 동물에 대해 더 연민을 느끼시는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둘 다 애처롭게 생각해요. 하지만 무방비상태의 인간을 향해 총을 쏘는 사람은 없잖아요.˝
148 점성학자 듀세이코 부인이 경관에게
이 고통스러운 세상을 행복하고 평화로운 것으로 바꿀 기회역시 우리에게 있다. 별들은 자력으로 스스로를 가두었기에 우리를 도울 수 없다. 그들은 그저 그물을 디자인할 뿐이다. 그들이 우주의 베틀로 날실을 짜면 우리는 거기에다 우리의 씨실을 엮어야한다. 문득 흥미로운 가설이 떠올랐다. 어쩌면 별들은 우리가 개를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를 바라볼지 모른다. 예를 들어, 우리는 때로 개에게 좋은 게 무엇인지 개보다 더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가죽끈으로 묶어 놓기도 하고, 쓸데없이번식하지 않도록 불임 수술을 시키기도 하며, 아플 때는 치료받게하려고수의사에게 데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개는 무엇 때문에, 어떤 목적으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우리의 결정을 따를 뿐이다. 어쩌면 우리 또한 그런 방식으로 별의 영향력에 굴복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럴 때도 인간의 감수성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어둠 속에서 계단에앉아 생각했던 건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294 두세이코 부인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