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자유로워야 해요. 남자들이 자유로운 만큼 말이에요˝ 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 이는 그가 속한 세계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여겨져야 할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 것이었다. 아무리 학대 당해도, ‘훌륭한‘ 여성은 자유 같은 건 절대로 요구하지 않아야 했다. 그리하여 아처와 같이 마음이 너그러운 남자들이 다른 이들과의 열띤 논쟁 속에서 그런 주장에 동의를 구하려는 기사도의 용기를 발휘한다. 이러한 말뿐인 관용은 사실상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전통이라는 구실로 묶어두고 세월이 흘러도 결코 변하지 않는 관습을 기만적으로 위장한 것에 불과했다.
56.
˝내가 그녀에게 말했지. 맨슨 밍곳 가문에서 명예는 항상 명예로 남는 것이고, 정직함도 정직함으로 남는 거라고, 그것은 내가 살아 있는 한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말이야.˝ 노부인은 약간 마비된 쉰 목소리로 딸의 귀에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지. 하지만 숙모, 내 이름은, 내 이름은 리자이나 댈러스예요‘ 라고, 그래서 내가 말했단다. ‘그가 너를 보석으로 치장한 순간 네 이름은 보퍼트가 된 거야. 그리고 그가 너를 수치에 빠뜨렸기 때문에 너는 보퍼트로 남아야 해‘ 라고.˝
314.
쓰러졌던 밍곳 노부인이 보퍼트 부인과의 대화를
딸인 웰랜드 부인에게 전함
아버지 세대는 서로의 속마음을 말 없이도 속속들이 알았던 반면 우리는 자기 마음조차 잘 모르긴 해요.
408.
아들 댈러스가 아처 에게
아들은 예민할 뿐 아니라 운명을 주인으로 섬기지 않고
자신과 똑같은 위치에 있는 대상으로 보는 자신감과 여유를 지녔다.
409.
아처가 아들 댈러스에 대해서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