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지긋지긋해졌다. 계속 같이 있어봤자 딸과 내게, 우리 집에 해을 끼칠 뿐이라고 확신했다. 이렇게 말하면 항상 다음과 같이 대꾸하는 사람이 있다.
“그럼 당장 짐을 싸서 나오면 되잖아.”
고즈에 씨가 그러했다. 그녀만이 아니라 착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조언할 것이다.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 항상 집을 나오는 것은 여자인가. 엄마인가. 아내인가.
200. 다하라 가나


강간과 준강간이라는 법률적인 구분에 상관없이 성범죄 가해자의 절반은 기혼자이고,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은 친부모다.
대라니시를 비롯한 친구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알면서도 “나는 정상입니다”, “나는 평범합니다”, “나는 건전합니다” 라고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있는 건가?
어쩌면 내가 모를 뿐이고, 그들은 이미 집에서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밖에서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을까? 그러면서 평범함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을까?
240.노자키 곤

“인간은 옛날부터 생각했지. 자신과 똑같이 생긴 건 무섭다고. 봐서는 안 된다, 보면 죽는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왜일까?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 적어도 알 것같은 생각이 드는군.”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말을 이었다. “자신의 추악함과 교활함, 나약함, 어리석음을 자기 눈으로 보는 건 견디기 힘들만큼 괴롭기 때문이지. 선생을 보면 지긋지긋할 만큼 그런 사실을 알 수 있어. 덕분에 지금 내 기분이 최악이야.”
267. 노자키 곤 이 가라쿠사 다이고 에게

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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