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 톡톡 음매~ 젖소가 편지를 쓴대요 - 2001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4
도린 크로닌 지음, 베시 루윈 그림,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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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치는 젖소라니, 얼마나 재밌습니까!
탁탁, 톡톡, 음매~입말의 반복도 경쾌하고요.
낄낄낄, 단숨에 봐버렸습니다.

그런데요,
좋은 기분을 유지한 채 다시 들춰 본 이 책은, 어머나! 품고 있는 내용이 너무 많은걸요.

젖소들은 헛간에 놓여진 타자기로 농장주 브라운 아저씨에게 편지를 씁니다. 헛간이 추우니 전기 담요를 달라는 내용이네요. 아저씨는 단번에 거절하고, 젖소들은 아저씨에게 우유를 주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곧이어 암탉들도 달걀을 무기로 전기 담요를 요구하죠.
아저씨도 편지를 보냅니다.
"너희에게 전기 담요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너희는 젖소와 암탉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즉시 나에게 우유와 달걀을 다오!"

이쯤 되니 어디서 많이 보던 상황이 떠오릅니다. 생존권이니 파업이니 단체 협상 같은 말들도 스치고요.

놀라운 건 젖소와 암탉들을 대하는 아저씨의 이기적이고 가학적인 태도입니다. 우유와 달걀에 대한 감사의 마음 대신 '마땅히' 받을 권리를 생각하다니요, 참 어이가 없습니다

더 당황스러운 건 이 모든 것의 원인을 '타자기'로 돌린다는 점입니다. 교육의 기회만 없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거라 믿는 기득권의 얄팍함을 보는것 같아 민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어찌 됐든 양쪽은 줄 것 주고 받을 것 받으며 평화로운 결말을 맞이하네요.
양념처럼 얹어둔 마지막 반전은 얘기해 드릴 수 없습니다.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있으셔야죠.

낄낄대며 즐겁게 볼 수도 있고, 차분히 생각거리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칼데콧아너상' 수상작이라는 명예가 괜한 건 아닌 모양입니다.^^

* 제공 받은 책으로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탁탁톡톡음매젖소가편지를쓴대요 #도린크로닌 #베시루윈 #이상희 #주니어RHK #칼데콧아너상 #타자기 #그림책 #그림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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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한 조각 올리 그림책 16
정진호 지음, 브러쉬씨어터 원작 / 올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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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해가 얼음 위로 미끄러져 산산조각 나 버립니다. 큰일입니다. 세상은 춥고 캄캄해지는데 해 조각들은 어디로 흩어졌을까요?

아무리 조각 났어도 해는 해인가 봅니다. 다행히한 조각 한 조각 필요한 곳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네요. 싹을 틔우고, 무지개로 피고, 달빛을 만드는 등, 따뜻하고 다정하고 유머러스하게요.

살다보면 어려움에 처하는 일은 다반사죠.
해 조각들을 보다 보니 어떤 상황, 어떤 모습이든 자신을 잃지 말고 단단하게 빛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단단히 빛나는 하나 하나가 모이면 결국 멋진 해로 다시 떠오를 수 있을테니까요.

이 책은 <리틀 뮤지션>이라는 뮤지컬을 본 작가의 상상력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무대 위 노란 삼각형으로 표현된 햇살을 따라 그리며 책의 그림이 시작되었다는군요.
아직 원작을 보기 전이지만 그림책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작품입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많은 걸 담아내는 정진호 작가님의 깔끔한 스타일에 이번에도 감탄하게 되는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해한조각  #정진호작가  #그림책  #그림책추천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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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식탁이 사라졌어요!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피터 H. 레이놀즈 지음, 류재향 옮김 / 우리학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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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의 작가 피터 레이놀즈의 신작 '우리 집 식탁이 사라졌어요'입니다.

바이올렛의 기억 속 가족은 반짝반짝 생기를 띤 채 식탁에 둘러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 가족은 식탁을 텅 비워둔 채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아빠는 TV, 엄마는 채팅, 오빠는 친구들과 인터넷 게임 중이네요.
홀로 식탁에 앉아있는 바이올렛의 외로움은  점점 커져 갑니다.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하며 추억을 만들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러던 중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식탁의 크기가 작아진 겁니다.
식탁은 하루가 다르게 작아지더니 어느 새 바이올렛의 손 위에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새에 사라져 버리네요.

이제 바이올렛은 어떻게 할까요?
흩어진 가족과 사라진 식탁을 되돌릴 방법은 있을까요?

사실 바이올렛의 가족처럼 식탁의 추억이 사라져 가는 집은 많습니다.
가치관도 바뀌고, 사회도 바빠지면서 예전 같은 밥상머리 교감은 쉽지 않아졌지요.
거기에 혼자 놀아도 충분히 재밌는 미디어가 넘쳐나는데, 정성과 배려를 버무려야하는 식탁 만남이 뭐 그리 신이 날까요.

엄청난 정보와 즐길거리, 편의를 봐주는 덕에 사람들은 미디어가 곧 휴식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니 카페나 지하철, 길가는 물론이고 재충전의 장소인 집에서조차 그런 기기들을쥐고 있는 모습을 보게되는 거구요.
나름의 장점이 있겠지만, 우리가 휴식이라고 여기는 시간이 진짜 휴식인지, 우리가 소통이라고 여기는 미디어 기기 속 관계가 버튼 하나로 사라져버릴 관계는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을겁니다.

바이올렛은 용감한 아이네요.
눈을 맞추는 생생한 교감, 함께 해결해야할 과제, 추억의 장소와 물건을 앞세워 가족들이 쳐둔 장막을 하나씩 걷어냅니다.

소통의 단절을 겪는 요즘의 많은 가족들이 함께 읽고 더 행복해졌음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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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그랬어
야엘 프랑켈 지음, 문주선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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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를 가는 아이에게 엄마는 이것저것 물건을 챙겨주고 확인하느라 바쁩니다.
모자는 햇빛을 가리기 위해, 우산은 장마철이라, 지도는 길 잃을 때를 대비해 등등...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번쯤 귀찮은 내색을 할법도 한데, 어쩐 일인지 우리의 주인공은 온순하게 엄마의 의견을 따릅니다.

...이렇게 쉽게?

네, 하지만!
아이의 산뜻한 반란 역시 준비돼 있습니다.
엄마가 준비해준 모자, 우산, 지도 같은 물건들을 자기 식대로 살뜰히 사용하네요. 그 방식들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유머러스한지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역시 엄마 말씀대로 이것저것 물건을 챙겨온 건 잘한 일 같네요.

아이들은 부모의 바람과 다른 모습을 자꾸 보여줍니다. 그 모습에 어질어질할 지경이지만 어쩌겠습니까. 우리는 상상도 못했던 세상에서 지금의 아이들은 일상을 보내는걸요.
엄마가 걸었으니 너희도 걸어라 한들, 이미 간질간질 돋는 날개가 숨겨질까요.

이 책의 아이는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캠프에서 돌아옵니다. 엄마의 준비물 덕에 한층 멋진 시간을 보내고, 엄마의 가장 중요한 당부를 지키면서요. 물론 그 또한 자신의 방식이지만요.

엄마가 그랬어 

쓱쓱 따라 그리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간결한 그림이 매력적인 책,
글과 그림의 엇박자 덕에 한층 풍부한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잭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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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인생그림책 16
고정순 글.그림, 권정생 편지 / 길벗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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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해맑은 아이가 정답게 '아빠아~!' 부르고 있습니다.
아빠처럼 쑥쑥 자라 큰 사람이 되겠다는 아이는 어리지만 야무지고 건강합니다. 그 아이가 그려내는 아빠와의 한때는 참 예쁘고 행복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한마디 말이 없네요. 추억처럼 아련한 빛깔, 추억처럼 몽글몽글한 선들 속에서 아이와 웃고 놀아줄 뿐입니다.
처연하게 아름다운 진달래로 기억될 때까지요.

저에게 5.18 민주화 운동이나 제주4.3 같은 책은 읽어내기 참 어려운 책입니다.
그래도 읽어내고 알아야할 것들이 있죠. 책으로 들여다 보는 그 짧은 시간조차 견뎌내지 못한다면 그때 그자리에 있던 분들께 너무나 부끄러운 일일겁니다.
80년 5월에, '아무것도 모른채 우리는 텔레비젼의 쇼를 구경하고 싱거운 코메디를 구경하며 못나게 웃고 있었다'며 거듭 자책하신 권정생 선생님처럼요.

계엄군의 조준 사격이 확실한 증거들이 넘쳐나는데도 아직까지 진실을 왜곡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최초 발포 명령자를 비롯해 밝힐것도 넘쳐 납니다. 특히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을 어찌할까요.

생각해보면 다섯 살 아이를 품은 아빠 역시 참 젊은 청춘이었을테지요. 커가는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가 많았을텐데, 영원히 젊은 아빠로 남게 될줄 꿈에나 알았을까요.

남겨진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아이들도 부담없는 정감있는 전개에도 어른인 저에겐 쉽지 않은 책입니다.

*제공받은 책을 보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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