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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늄과 오후의 꽃잠 - 별빛 정원 이야기 2 ㅣ 밝은미래 그림책 49
김현화 지음 / 밝은미래 / 2021년 4월
평점 :
..어쩌다 작아졌을까?
엄지 공주만 한 아이가 화분 가득한 정원을 누비네요.
...뭘 하는 중일까?
아이는 제라늄 화분을 찾고 있습니다.
제라늄이 무더위에 시들었을까 걱정하는 중이고요.
그런데 웬걸요~
시든 줄 알았던 제라늄에 새싹이랑 작은 꽃송이가 피어 있네요.
기특한 제라늄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손이 제라늄 가지를 덮칩니다!
헉!...동생입니닷!😱
아이는 제라늄이 다칠까 봐 동생을 말리려 하지만,
엄지 공주만 한 몸으로는 한계가 있네요.
결국 제라늄 가지가 꺾이고... 아이 눈은 그렁그렁 해지지요.
마음 착한 작은 아이, 으쌰 으쌰 기특한 제라늄~
다 괜찮아지겠죠?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어르신들이 식물 좋아하시는 거~
저희 엄마도 그러십니다.
제가 꼬맹이일 적에는 마당에 작은 화단이 있었습니다.
마당 없는 집에 살게 된 후에는
햇빛 좋은 옥상에 크고 작은 화분들이 그득해졌고요,
옥상조차 없는 아파트에 사신 후론, 엄마는
베란다 한 켠을 식물들에게 통째로 내주셨지요.
살 곳만 마련해 주셨게요?
물도 주고, 영양제도 주고,
예쁘다, 기특하다 관심도 주십니다.
귀찮지도 않으신가ㅡ
뭐 하러 그 정성을 들이시나ㅡ
짐들도 한가득인데ㅡ
제가 한 번씩 삐죽거리면,
엄마는 무심히 툭,
"살아 있는 걸 죽이냐ㅡ?"
...하십니다.
그들에게 살 곳과 손길을 내어주는 일이
엄마에겐 딱히 특별한 일도 아니지만,
장식품 늘어놓듯 선택할 수 있는 일도 아닌 모양입니다.
늘 당연한 줄 알던 공간에서,
멀뚱멀뚱한 딸내미도
색깔 있는 추억 몇 가지 챙겨 어른이 됐으니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어느 어느 어느 날ㅡ
비인간들에게 무심한(무정한) 제 모습이
훅ㅡ 부끄럽고 미안해지니,
...저 혹시 엄마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엄마는 본능적으로 아셨던 걸까요?
두루두루 같이 살자는 엄마의 큰마음이
어느 순간 자식들에게 닿게 될 거라는 걸.
(나도 한참 전부터 엄만데... 내 본능은 대체 어디에...😅)
꺾인 가지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작은 아이...
그 아이의 예쁜 마음도, 추억이 될 오후 꽃잠도
엄마의 정성 안에서 오래오래 아름답기를 바래봅니다.
소박하고 무해한 이야기 덕에
슬쩍 미소 짓는 날입니다.
* 라엘의 그림책 한 스푼(@lael_84)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balgeunmirae1)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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