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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야기 ㅣ 길리그림 3
프란체스카 델로르토 지음, 김가후 옮김 / 길리북스 / 2024년 5월
평점 :
표지에 그려진 백발의 남녀.
서로 기대 있지만,
공허한 눈빛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네요.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닌 모양입니다.
꽃과 풀과 새들이 있는 들판에서ㅡ
같은 곳을 바라보는, 젊은 그들을 봤거든요.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들의 거리는 멀어집니다.
한 쪽은 새를 돌보느라, 다른 한 쪽은 꽃과 풀을 살피느라
서로를 볼 틈이 없는 거 같네요.
한때는 둘도 없는 사랑이었을 텐데... 이제는 우주 끝만큼이나 멀어 보입니다.
긴 시간과 분주한 일상이,
그들의 이야기를 삼켜버린 건가요? ...정말? 완전히?
🌸🌸🌸🌸🌸🌸🌸🌸🌸🌸🌸
쓰잘데기 없이 열정적이던 어느 한때를 기억하시나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로 침도 튀기고.
먹기 위해 사냐, 살기 위해 먹냐...로 술잔도 기울이던.
그런데 지금은요,
"닭이랑 사돈 맺을 거냐, 족보를 왜 파~!"
"살기 위해 먹든, 먹기 위해 살든... 그냥 누가 밥이나 좀 해주라~!"
..........네, 뭐..😅
그런 건가 봅니다, 살아간다는 건.😅😅😅
하지만요,
어느 바람 좋은 새벽에 빈 노트라도 펼쳐 앉은 날이면
가끔 스쳐가지요~
찾아다니고, 파고들고, 몰두했던
나의 꿈, 나의 사랑, 나의 시간들이.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어라, 미소가...🌸
오잉, 가슴도 두근대고...🌸
ㅎㅎ...저만 그런 걸까요?😝
그래서 또 깨달아 버리지요.
풋풋했던 십 대, 어설프던 이십 대,
저돌적인 삼십 대와 치열했던 사십 대가
내 안에서 늘 나를 토닥이고 있다는 걸ㅡ
우주만큼 멀어진 백발의 남녀에게도 남아 있겠죠?
어느 날, 문득 두근거릴 그들의 기억.
또다시 걷게 만들 힘.
그러니 우리도 틈틈이, 내 안의 나 소환해 볼까요?
젊은 내가 희끗한 내게 내미는 손,
간만에 슬쩍 잡아보실라우? 응?
*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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