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숙이의 숙제 책 읽는 어린이 연두잎 10
유순희 지음, 오승민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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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맣게 잊고 있던 그 아이가 떠올랐습니다.





중학교 때였고,
그 아이는 며칠째 학교에 오지 않았습니다.
동생들 얘기를 얼핏 들은 듯도 합니다.


그리고... 어쩌다 보게 된 건지 도무지 생각 안 나는 그 아이의 집.
허허벌판 위에 대충 엉켜있던, 집이라 불리는 천막과 장판들.




결국 그 아이는 학교를 그만뒀지요.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친구랄 것도 없이 서먹했던 아이.

그 아이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명숙이의 숙제❣️
유순희 글/오승민 그림/해와나무/2023





명숙이는 학교에 갈 수가 없습니다.

새벽 장사를 나간 새엄마 대신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물도 길어 둬야 하니까요.





뿐만 아닙니다.
어느 날 '비쭉 돋아난 풀처럼' 생겨버린 열 살 터울의 동생.
이제 이 동생을 종일 돌보는 일도 명숙이의 몫입니다.
여섯 살 터울 언니가 옆에 있으면 좋겠지만
평화 시장 안 봉제공장에서 미싱을 돌리느라
몇 달째 집에 오지 못합니다.

설상가상 갑자기 새엄마까지 돌아가시네요.





엄마도 언니도 없이 오롯이 집안일과 동생을 떠맡아야 하는 명숙이.
애초부터 명숙이를 학교에 보낼 맘이 없는 아버지.





명숙이는 이 모든 난관을 헤치고 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약속된 숙제를 당당히 발표할 수 있을까요?


학교에 가고 싶은 열망과 동생을 지켜내야 하는 책임감 중
열 살 명숙이가 끝끝내 선택한 건 어떤 길이었을까요?





머리 한구석에 잠자다 불현듯 튀어나온
중학 시절 그 아이.
그 아이는 지금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명숙이도 그 아이도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테지요.


하지만 열 살 명숙이의 당찬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 아이도 어딘가 굳건히 서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깁니다.





그렇게 안도하려는 제가 좀.. 별로일 수는 있지만,


바라보는 게 전부였고
그마저 망각 끝으로 밀어내기 바빴던
어린 저에게도 작은 위로는 필요한 법이니까요.





'우주 호텔'의 명콤비 유순희, 오승민 작가님들이 다시 뭉쳐 만드신 책입니다.





80여 페이지의 작은 분량이고
초등 저학년이나 중학년 정도면 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세상의 얘기겠지만,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지켜내려는 명숙이의 당찬 모습은
요즘 아이들 눈에도 분명 반짝일 거라 믿습니다.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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