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천사 구미호
제성은 지음, 혜란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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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이야기 좋아하세요? 구미호 이야긴 어떠신가요?
굳이 따지자면 구미호 얘기는 오싹한 얘기가 아닌 슬픈 얘기죠, 주인공인 구미호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니까요.

구미호의 뜻은 항상 똑같습니다.  '인간'이 되고 싶은것!
나이들어 생각하니, 온갖 동물들이 사람이 되고 싶을거라 여기는 인간의 오만이 좀 민망스럽긴 합니다.

어찌됐든 구미호들은 대부분 사람 되기에 실패합니다. 이유도 비슷하죠. 영악스런 인간에게 속거나 인간을 사랑해서입니다.

이 책이 좀 다른 이유는 구미호가 사랑에 빠진 인간이 다름아닌 '학대받는 아이'라는 설정 때문입니다.

100일동안 구미호란걸 들키지 않아야 인간이 되는 구미호. 하필 그런 구미호의 아랫집에 학대 받는 아이가 이사오죠, 인간되기 불과 15일 전에요.

인간이 되려면 최대한 인간과의 접촉을 피하는게 유리하겠지만 구미호는 그럴수 없네요.
자신의 생명을 깍아먹는 줄도 모르고 먹을걸 챙겨주고 구슬로 생기를 불어넣어 주던 엄마 구미호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구미호는 아이에게 먹을것을 챙겨주고, 콧물을 닦아주고 이를 빼줍니다. 아이의 옷이 추울까봐 자신의 털로 옷을 짜기까지 하네요.
아이가 마땅히 받았어야할 보호와 돌봄은 이제 구미호의 몫이 되고 아이는 그런 구미호를 달빛천사라 여기네요.

처음에 인간 되기에 시큰둥했던 구미호는 이제 간절히 인간이 되길 원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아이의 엄마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구미호의 이 간절함은 이루어질까요? 대부분의 다른 구미호 이야기들처럼 안타깝게 끝나버릴까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선과 악은 민낯을 드러내게 되나 봅니다.

우리가 요물이라 여기는 구미호와,
만물의 영장이며 유일하게 부끄러움을 알고 지성을 갖췄다고 자찬하는 인간 중에 누가 더 괴물에 가까운지 이 짧은 책을 통해 돌아보게 되네요.

오싹하지만 매력적인 구미호 이야기.
초등 중학년 아이들과 읽으며 아동학대, 가정폭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볼만한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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