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소년 장비 햇살어린이 50
이창숙 지음, 신슬기 그림 / 현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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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소년 장비

이창숙 창작동화, 신슬기 그림
현북스


아이가 수원에 있는 화성을 세울 때 사용되었던
녹로와 거중기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마침, 창작동화로 봐 둔 책 표지에도 같은 그림이 보이네요!
수원 화성에 가 봤던 기억과 함께 자신이 만든 작품에 뿌듯해하는 아이에게
[화성 소년 장비]는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제껏 칭찬일색의 정조임금에 대한 글이 아니었습니다.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아들로 어린시절 아픔을 가슴에 담고서도
영조임금에 이어 탕평책을 실시한 왕.
자신의 아버지가 사도세자임을 분명히 하고
아버지의 묘를 정비했던 왕.
수원을 신도시로 삼아 화성을 세우고
성을 세울 때도 노동력을 무상착취한 것이 아니라 보수와, 당시 높은관리만 쓸 수 있었던 모자까지 준 왕.
이런 정조의 모습만 보았는데
주인공인 장비(장큰남이)가 왕을 미워하는 모습은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왕의 명령으로 새로 금천길을 만든다고
큰남이네 소도 뺏기고, 그로인해 아프던 둘째 치료를 제때못해 동생을 떠나보내고
소를 빼앗던 관리에게 저항하다 다친 아버지도,
기침병이 옮은 막내 여동생도 잃은 큰남이 사정을 알고나서야 왜 그렇게 임금님을 싫어했는지 이해가 갔지요.
(사실은, 왕이 착취한것이 아니라 부패한 관리가 임금의 명을 빙자한 것이었지요 ㅠㅠ)

당시 임금의 목숨도 위협할 만큼
자신의 권력에 방해가 된다 싶으면
옳은일도 그렇지않은 것처럼 꾸미는 노론의 모습,
또 큰남이를 자신의 야욕에 교묘히 끌어들여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는 것 처럼 속이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이익이 아닌 시대를 보는 바른 눈을 가지는것이 정말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늘 주인공으로만 등장했던 정약용, 정조임금 등의 모습도 분명하게 담아냈지만
그보다
수원 화성을 쌓는 현장에서 돌을 쌓고 그 땅을 밟고 삶을 살아간 열다섯살 아이의 입장에서
글을 풀어가는 것이 새로웠습니다.
힘있는자의 입장에서 쓴 역사가 아닌
그곳에서 살아간 보통사람들의 역사가 쓰여졌다면
이렇게 전해지지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새로운 관점에서 수원화성 전체를 바라보며
지어진 목적, 반대한 사람들의 모습,
당시 수원화성을 지은 이들의 삶,
정치적 상황과 왕의 마음 등을 들여다보게 한 책.
다음에 수원화성을 찾게되면
장비가 쌓아올린 소라각(동북공심돈)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방화수류정 담에 박힌 십자벽돌도,
화양루와 성벽이 두겹으로 된 곳의 누각,
화성장대에 올라 사도세자의 능도 보고 화성행궁도 보고...
책에서 만난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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