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패트릭 게스트 지음, 조너선 벤틀리 그림, 이정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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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windows

패트릭 게스트 글, 조너선 벤틀리 그림, 이정희 옮김

다산어린이

 
 

창 밖으로 내다 본 하늘이 청명합니다. 긴 장마와 태풍이 지난 간 자리에는 어느 덧 가을이 찾아와있네요.

마음껏 바깥으로 뛰어다니고 싶은 아이들은 몇 달 째 집 안에서 놀이감을 찾아 다닙니다. 전 세계적인 대유행을 맞이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이죠.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것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바깥에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유치원 아이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지금, 이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을 만난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실, 이 그림책 속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아요. (괴물 바이러스 라고는 나오지만요.) 그러나 알지요. 그림책 속의 아이들이 거리나 공원을 뛰어다니자 않고 집 안에서, 밖에 나가고 싶은 마음에 창 밖 하늘을 바라보며 자유롭게 다니는 구름 모양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고 있다는 것을요.

친척집에 갈 때 역에서 탔던 그 기차가 구름 속에 있고, 가장 좋아하는 공룡도 하늘 속에 보입니다.

한 동네인 듯 한데 다양한 언어의 아이들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작가는 전 세계적 대유행을 보이는 펜데믹 상황을 이 그림책 속의 한 마을로 묘사한게 아닌가 싶어요. 약자, 보호해야 할 취약층을 아이로 그리고 있는 것 같구요.

 
 

이 아이들을 위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창 밖으로 보이는 자연 풍경도 그러하지만,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이 가장 큰 위로가 될 거에요! 이제 곧 이 상황을 종결시키겠다는 어른들의 의지. 그러니, 조금만 더 힘을 내라는, 항상 근엄하고 무게를 잡고 있던 어른들이 아이들의 미소를 찾아주기 위해 웃긴 행동들을 하고 두 팔 벌려 인사를 하는 모습들이 그림책에 그려집니다.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 또 이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 움직이는 어른들. 혹시나, 집 안에만 머무는 아이들을 잊은 게 아닐까, 우리는 언제 다시 마음껏 바깥에서 뛰놀 수 있을까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응원해주는 모습을 그림책이 대신 전해주네요.

창문. 집 안에서 밖을 바라 볼 수 있는 통로. 동시에 변화하는 바깥의 모습을 대면하지 않고도 전해줄 수 있는 창구.

이 창문을 통해 괴물 바이러스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훈훈한 봄바람처럼 불어들기를.

코로나 시대, 이 시간을 견디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그림책 [창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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