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야성의 부름 - 문예 세계문학선 077 문예 세계문학선 77
잭 런던 지음, 임종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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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의 부름

잭 런던 글, 임종기 옮김

문예출판사

 
 

얼마 전, 아이들과 남편이 영화 한 편을 보고왔습니다. <콜 오브 와일드>. 좋았다고 극찬을 하더라구요.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어렴풋이 그 제목을 떠올리다, 제목만 알고있었구나 싶었어요. 미국 SAT추천도서, 옵서버 선정 가장위대한 소설100선,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소설 100선 등 호평이 쏟아지는 책이었기에, 이번기회에 읽어보자 생각하고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밀러 판사댁에 사는 4살 개 . 주인의 사랑을받고 누구보다도 영리한 개였지만, 돈을 노린 정원사보조가 벅을 납치해 팔아버린덕분에 치열한 생존 현장으로 내몰렸습니다. 이 무렵 클론다이크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얼어붙은 북쪽땅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벅의 이후삶은 달라졌을까요. 정원사의 조수 매뉴얼이 나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저항할 수 있었을까요.

사랑과 우정의 법칙이 존재하는 남쪽지방의 생활에서 엄니와 몽둥이의 법칙이 통하는 북쪽 지방의 삶. 썰매를 끄는 것이 익숙한 허스키가 아님에도 벅은 문명세계에서 누리던 익숙함을 버리고 원시적인 규범을 따라 갑니다. 제목 그대로 '야성의 부름'에 반응한 것이지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처음 만난 것도, 느긋하게 음식을 맛보는 호사를 버리는 것도, 텐트 안에서 자는 익숙함을 버리고 땅을 파고 그 안에서 잠을 자는 것, 같이 썰매를 끄는 개들 안에서 배워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아는것, 썰매를 끌고 갈 때 얼음이 깨진 물 속에 빠진다거나 야생개들의 공격을 받는 다거나 하는 위협에 대응하는 것. 어느 덧 벅은 썰매를 끄는 북쪽의 허스키 못지 않은 개가 되어가지요.

글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인물이 있었습니다. 요셉. 안락한 집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받다가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간 최악의 상황을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이집트의 총리가 된 요셉. 벅의 삶이 그러한 것 같았습니다. 생존의 현장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던져진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자신다운 삶을 살았던 삶. 하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지요. 본능에 더욱 가까이 가는 벅의 모습, 그렇게 힘의 논리로 우두머리를 차지한 벅과 요셉은 또다른 모습이었으니까요.

같이 썰매를 끄는 무리 안에서의 권력쟁탈전. 누가 우두머리가 되든 상관없이 썰매 끄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개들도 있고, 상황을 살피며 먹이를 하나라도 더 먹으려는 이들도 있고, 사나운 개, 순진한 개도 있는 무리. 개몰이꾼이 바뀌기도 하고, 함께 썰매를 끄는 개들이 바뀌기도 하고 영영이별을 하기도 하지만 계속되는 삶의 이야기. 자신을 던질 만큼 숭배하는 이가 생기기도 하고, 다른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주기도 하고. 이 책이 1903년 출간되고 단 한번도 절판되지 않고 읽혀왔던 것은 이 개들의 모습속에 인간 군상이 들어있어서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늘 강한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움직여야 했던 개가 늑대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야생의 형제와 나란히 달리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것은 아닐까요.

생존의 현장으로 던져진 벅이 두려움과 맞서며 자신안의 야성을 온전히 발현한 모습을 보여 준 책 [야성의 부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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