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연못 밝은미래 그림책 36
바오 파이 지음, 티 부이 그림, 이상희 옮김 / 밝은미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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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칼데콧 아너상] 또 다른 연못

글 바오 파이 그림 티 부이   옮김 이상희
밝은미래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중에 18번 이었기 때문에...
- 강산에, 노래'라구요'에서

한 곳을 보며 또다른 곳을 떠올리게 되는 것,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가보지 않은 그곳을 마음에 담게 되는 것.
더욱이 그것이 아버지를 통해 듣게된 것이라면,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면 기억속에 확실히 자리잡겠지요.
2018 칼데콧 아너상을 비롯해 샬롯 졸로토 상,
아시아 태평양 아메리카 문학상, 에즈라 잭 키츠 신인 작가 상 등
수십개의 상을 휩쓴 작품
[또 다른 연못]을 만나게 되면서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참 평화로워보이는 풍경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부모가 경험한 트라우마 위에
- 그 강도가 감소하긴 하겠지만 - 지금의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이 그림책을 통해 보게 되었지요.


모두가 쉬는 토요일 이른 아침, 아버지와 막내 아들이 다른 식구들이 깨지 않게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먼저 향한 장소는 낚시용품점이네요.
토요일에도 새로운 일을 얻었다고 이야기 하는 아버지가 왜 아들을 데리고 낚시를 하러 가는 것일까요.

 


이른 새벽에 이들 부자가 찾은곳은 어느 연못이네요.
들어가지 말라고 푯말을 세워놓은 곳.
그냥 낚시가 아니라 '먹거리 낚시'를 하러 온 것이었어요.
"미국 물건들은 하나같이 아주 비싸단다."
굳은 살 가득한 아버지의 손, 그리고 말 속에서 느껴지는 힘겨움.
미국, 여기는 이 가족이 이주해온 곳, 원래 나라는 어디였을까요.

무거운 주제로 자칫 책장 넘기는 마음이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그림책은 그래픽노블의 한 챕터를 보는 듯
그림과 글이 만화처럼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다음장면으로 자연스레 책장을 넘기게 되네요.


 

아. 여기 나오네요.
"내가 베트남에서 어린시절을 보낼때..."
아버지를 도와 모닥불을 지피는 것을 도우며 낚시준비를 마치고 샌드위치를 먹으며
아버지 이야기를 듣게됩니다.
베트남에서 보낸 아빠의 이야기, 지금과 비슷한 연못에서 삼촌과 낚시하던 어린시절...
 그러나 전쟁터에 나간 삼촌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

 
 

우리 가족과 전 세계 난민들을 위하여
- B.P.
노동자 계층과 모든 젊은이들에게
-T.B.
 
작가들의 헌정사가 다시 생각이 납니다.
작가의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들었던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 현재 살고있는 미국의 연못과 고국의 또 다른 연못을 연결하며
전쟁 난민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치열하게 삶을 이어간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세계 난민의 이야기인 [또 다른 연못]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중에 18번 이었기 때문에...
- 강산에, 노래'라구요'에서

다시 이 노래가 배경음처럼 떠오르네요.
우리도 불과 약 70년전에는 전쟁난민으로 세계에 알려졌을텐데...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안고 이땅에서 살아가는 이들도 있을텐데..
세대가 바뀌고 시간이 지나가면서 잊혀지고 기억에서 지워지고 있는건 아닌지.

아이들과 함께 펼쳐보면서
책 속에 나오는 가족의 이야기 - 베트남 전쟁 -와 더불어
한국전쟁(6.25), 난민 이야기를 함께 연결해 보면 더 좋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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