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2
로버트 배리 글.그림,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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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의례히 아이에게 작년, 재작년에 보여줬던 책들을 꺼내 보여준다.

아마 대부분의 집에서도 보는 다수의 책들.

안보고 넘어가기 뭐하고.


이상하게 크리스마스 트리도 집에 꾸미지 않으면서

겨울이면 겨울이라고 명절이면 명절이라고 책은 이리 맞춰 보여주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그냥 넘어가나 넘어가나 이러고 있는 찰나에 이 책을 만나고,

(본래는 내가 먼저 책을 읽어보고 읽어주는 편인데 이 책은 내용을 살펴보고 훑어보고 알아보고 할 겨를도 없이)

그냥 율에게 읽어주었다.


그러다가 정말 진짜 반해버렸다!!!

아!! 너무 좋아, 너무 사랑스러워, 그림마저!!!

내가 이거 뭐 첨언을 하기가 그러네.


찾아보니 1963년 출간되었다고 하니 고전이라 할만한 책이였다!



이야기는 마치 꼬리물기처럼 이어지고 이어진다.

표지부터 이야기하자면,

산에서 나무꾼이 커다란 나무를 넘어뜨리고

그 나무가 트리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배달되어 간다.

눈 위의 바퀴 자국을 바라보는 곰아저씨와 토끼씨들 ^^ (이게 제목이 나오기까지의 그림속 이야기다)


그 커다란 트리는 멋진 저택에 사는 윌로비씨 집으로 배달된다.

그런데 윌로비씨네 집에 도착한 트리는 그 높이가 너무 커 꼭대기가 천장에 닿아 트리가 고개를 꺽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 안되지.

트리의 하이라이트는 꼭대기의 별인데

그걸 꽂을 수 없다니.

그래서 윌로비씨는 단번에 꼭대기를 썩뚝 잘라버린다. 그리곤 흡족해한다.

잘라버린 꼭대기 나무 따위는 잊고...


그 잘라진 꼭대기는 백스터 집사가 윌로비씨네 집 2층에 사는 애들레이드 양에게 선물한다.

그런데 그 나무 꼭대기는 애들레이드 양의 천장에 닿아 휘어지고 만다.

애들레이드 양도 과감히 꼭대기를 잘라 버린다.


그 꼭대기를 정원사 아저씨가 가져가고 다시 숲 속에 사는 곰(아저씨는 아까 큰 트리가 배달되는 걸 이미 보았다.)

여우, 토끼 가족에게 점점 작아지며 이어지고

마지막 생쥐 가족에게 전달된다.

생쥐 가족의 트리가 놓인 집은

바로 윌로비씨의 트리가 놓인 아래에 있다.



아 이 책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나눔이라는 주제? 공유라는 주제?

이건 너무 뻔하잖아.

어차피 윌로비씨는 트리를 나눠준게 아니라 필요없어서 자기에게 맞게 자르고 버린 것뿐이다.

모두가 그렇게 한 것이고, 모두가 어디서 난 트리인지는 알지 못해도 좋다.


그럼 이거 역시 소유라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가질 것만 가지는 것.

욕심내지 않고 내게 필요없는 건 욕심내지 않는 것.

윌로비씨가 소유하지 않은 나무 꼭대기는 애들레이드양에게 그녀가 소유하지 않은 건 정원사 가족에게

그렇게 누가 누구를 돕는 것이 아닌 형태의 나눔이 더 마음에 든다.


물론 윌로비씨의 트리가 가장 크니 멋지고 좋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책을 보면 사실 윌로비씨를 제외하고 모두들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애들레이드양까지 고양이랑 보내고 있으니

그러니 윌로비씨는 좀 큰 트리로 그 공허함을 메워도 좋으리라.

모두가 마지막엔 행복한 크리스마스 였으니까.


아 이 책 보면 더 보고 싶어지는 그림책들이 많아진다.

작은 장갑 한짝에 동물들이 마구 들어가는 그림책도 보고싶고

수프를 마구 나눠줘도 줄지 않는 할머니 수프도 보고싶고


소유든 나눔이든

혼자보단 같이 하는게 좋다.

그리고 나에게 꼭 맞는게 제일 좋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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