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동자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14
이시이 모모코 글, 아키노 후쿠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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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동자, 말 그대로 한치만한 크기의 아이

한치는 약 3cm를 말하니까 정말로 딱 엄지손가락만한 아이다.

(그런데 그러기엔 표지의 저 개미, 엄자손가락만한 개미라면 정말 큰 개미다!)

한치동자, 이야기는 일본의 옛이야기다.

일본의 이야기지만 세계적으로 엄지만한 크기의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는 유사하게 많이 존재한다.

거인을 물리친 엄지동자 이야기며,

숲에서 자신보다 큰 곤충과 동물들의 위험에서 벗어나 결혼에 성공한 엄지공주 이야기

그리고 우리나라의 주먹이, 이야기까지

조금씩 환경과 상황만 다를뿐 그 이야기 구성은 비슷하다.

한치동자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의 구성을 가진다.

아이가 없는 노부부가 손가락만한 아이라도 있다면 좋겠다고 말하며, 아이를 간절히 원한다.

말이 씨가 된다고 노부부가 원한대로 노부부에게 한치만한 아들이 생긴다.

아이의 크기와 상관없이 노부부는 아이가 생긴것만으로 기뻐한다.

하지만 십수년의 세월이 흘러도 한치동자가 조금도 자라지 않자,

노부부의 마음도 근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결국 한치동자는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는 이유로 집을 떠나 도성으로 떠난다.

도성에 간 한치동자는 처음엔 춤을 추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재상의 집에서 재상의 딸 옆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결말은 재상의 딸이 만난 도깨비들을 물리쳐 딸과 결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익숙한 이야기 구조로 읽히는 이 이야기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까닭은

자신들처럼 힘없고 작은 사람이 모험을 통해 성장하고 결말 또한 행복하게 맺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결말이 엄지공주나 한치동자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한치동자를 읽으면서

몇가지 아쉬움과 생각거리들이 생겨났다.

처음 한치동자를 원했던 노부부는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때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했다.

그런데 십수년이 지나도 아이가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자 실망했다고 나온다.

부모인 우리의 모습도 그런 부분이 있다.

처음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준 것만으로 고마워하다가도

자라면서 주변 아이들과 비교하며

하다못해 키가 작은 것 잘 먹지 않는 것 그러다 공부와 성적, 말을 잘 듣지 않는 것까지

기뻐하고 감사하기보다

내 아이임에도 꼬투리를 잡게 되고 부족한 면을 보게 된다.

물론 항상 자라지 않는다면,

아이가 나이답지 않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노부부의 모습에서 내가 앞으로 저런 모습의 부모가 될까 우려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노부부의 긍정적인 점은.

아이가 떠날때 보내준다는 점이다.

아이가 떠나겠다고 할때

작은 니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냐며 막지 않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아이에게 맞는 물건들을 구해준다.

밥그릇과 젓가락과 바늘

밥그릇과 젓가락은 아이가 강을 건널 수 있는 배와 노가 되어준다.

그리고 바늘은

후에 한치동자가 도깨비를 물리치는 도구가 된다.

아이에게 딱 맞는 걸 준 덕분에 아이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것

아이에게 맞게 지원해야한다는 생각이다. 넘치는 것이 아닌 아이에게 맞는.

그리고 떠나보내야 할때 보내주어야 한다.

못미더워하지 않고 믿어주며 보내야 한다.

어쩌면 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모를 떠나면서 시작이 된다.

결말에 한치동자가 다 큰 성인 남자가 되는 건

그렇게 어른이 된다는 의미가 있겠다.

처음엔 작은 한치동자의 모습으로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는건가 생각했지만

성장이라는 관점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모험을 통해 성인이 되는 게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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