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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누구나 이 세상 어딘가에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내 편이 있길 소원한다. 내가 설혹 살인을 저지른다 하여도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게 돌을 던진다 하여도 내 편이 되어줄 한 사람만 있다면 외롭지 않다 여긴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공지영의 산문집이 사람들에게 제목만으로 선택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그런 까닭과도 연관이 있다 볼 수 있다.
공지영의 자신의 딸인 위령에게 쓰는 편지글로 이루어진 이 책의 제목은 화자인 공지영이 딸에게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실은 공지영이 스스로에게 힘을 주는 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세상에 무조건적으로 날 응원하는 이란 가족을 제외하고 본인일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이유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란 본디 외로운 존재라고들 이야기한다. 상투적인 이 말이 너무나 와닿게도 마음이 힘들었다. 이유없이. 위로가 필요했지만 날 아는 이들에게 받는 위로가 아닌 생판 대면식도 한적 없는 이의 위로가 더 위로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어쩌면 이 책은 여성들에게 더 어울리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남성들이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면 여성들은 공감을 원한다. 공지영은 어떤 해결을 해주거나 해답을 던져주지 않는다. 다만 공감해준다. 그래. 나도 그랬었어. 그 말이 그저 내뱉는 공감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은 공지영의 삶을 조금은 알기 때문이다. 세 번의 결혼 실패, 성이 다른 세 아이와 함께 혼자 사는 여자로서의 삶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럼에도 그녀는 다시 일어섰고, 세상을 달리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내부만을 들여다보고 사회의 부조리에 반항적으로 내뱉던 말투는 어느새 조근 조근해져 있었고, 자신의 외부 세상을 안타까운 연민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위로가 진짜 위로가 되는 건 그런 그녀의 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도 나에게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스스로 강하여져서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줄 수 있는. 니가 어떤 삶을 살든 괜찮아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