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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공간, 없는 공간
유정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평점 :
공간 전문가의 이야기는 언제 만나도 즐겁다.
우리 모두는 공간에서 삶을 지내고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만의 공간을 갖기도 한다.
공간이란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러한 공간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한 전문가의 이야기는 우리 삶에 또 다른 활력과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관점과 배움이 있는 책,
유정수 작가의 있는 공간, 없는 공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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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유정수 작가는 글로우 서울의 대표로 익선동, 창신동, 경리단길, 대전 동구 소제동, 전주 팔복동 등 노후화된 도심이나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잠재력 있는 지역, 또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그늘진 동네를 새롭게 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특히 책에서도 자세히 소개하는 호우주의보, 소하염전, 청수당, 온천집 등 개성 있는 F&B 매장을 통해 공간을 재탄생 시키며 온오프라인 전환 시대에 살아남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전한다.
트렌드를 쫓는 공간은 실패한다.
트렌드를 만드는 공간만이 성공한다.
사라질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최근 트렌드는 소비 시장이 온라인으로 쏠리며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끝없이 오르는 물가와 빠른 유행까지 오프라인 상업 공간은 이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나 그럼에도 누군가는 성공하고 어딘가는 떠오르며 사람들이 모이는 곳과 끌리는 곳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들어가는 글을 통해 유정수 작가는 이 책은 오프라인 공간, 그중에서도 상업 공간이 앞으로 어떤 형태를 띠게 될 것인지, 그것들을 관통하는 법칙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다루며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내가 느낀 좋은 장소에 숨은 요소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공간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내 장소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는지 고민하고 알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정의한다.
책은 챕터 1 6 대 4의 법칙으로 시작해 마지막 챕터 6 세계관 구현의 법칙까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약 300페이지에 달하는 구성이다. 책의 곳곳에 저자가 공간에 대한 설명과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록해 놓은 사진들은 이 책의 별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개인적인 관심사인 주제를 다루다 보니 책이 술술 읽힌다는 표현을 써보고 싶다.
책의 서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공간을 꾸밈과 구성하는 데 있어 유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사업을 하거나 공간을 꾸리는 입장에서 유휴공간을 둔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공간이 적당하거나 넓다 한들 구석까지 꽉꽉 채워 손님을 받거나 장소를 꾸미는데 욕심나지 않을 공간의 주인이 어디 있을까? 그럼에도 저자는 영업 공간과 유휴 공간의 비율, 즉 실용적으로 안배된 공간과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의 적정 비율은 6 대 4라는 것이다. 전체 면적 대비 유휴 공간의 면적을 최소 40% 이상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6 대 4의 법칙'이라는 설명이다.



저자의 의견 중 눈길을 잡아 끄는 대목이라면 노출 콘크리트에 대한 설명도 빼놓기 어려울 것 같다. 어떤 공간의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처럼 보인다면 그곳은 실제로 주인공이 아무도 없는 공간이 되며 공간의 어느 요소에 집중해 그것을 더 부각시킬지는 미학적으로도 중요한 선택이며 그렇기에 노출 콘크리트 그 자체의 물성이 중요한 것이기보다 그것을 배경으로 그 공간 안에서 다른 어떤 것들이 기능적이고 미학적으로 더 부각되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공간을 기획할 때 어떤 콘셉트를 정했다면, 그것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도로 밀어붙이는 것이 필요하며 공간의 콘셉트가 맥시멀이든 미니멀이든, 맥시멀 하게 공간을 채울 거라면 극단적으로 맥시멀 해야 하고, 미니멀하게 갈 거면 극단적으로 미니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러한 것들의 모든 기준은 공간 기획자나 제작자가 아닌 이용객의 입장에서 정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나가는 글을 통해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은 단순히 개인적인 취미와 관심의 영역을 넘어서, 오프라인 상업 공간의 기획과 비즈니스 안에서 돌고 도는 유행이 아니라 어떤 법칙을 포착하는 것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유휴 공간을 확보하는 '6 대 4의 법칙', 그 공간의 원더를 만드는 '선택과 집중의 법칙', 공간의 충고를 높이는 '최대 부피의 법칙'등은 모두 건물의 연면적을 줄이는 방식이고 연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던 기존의 방향과는 배치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살아남는 상업 공간의 법칙을 따를 경우 면적의 양적 효율은 줄어들지라도 그 공간이 지닌 질적 효율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공간에 살고 있으며 프로 건축가이든, 내 가게 혹은 내 집 마련이 꿈인 사람이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 나은 공간을 제공하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마무리한다.
요약
공간의 법칙
공간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
더 나은 공간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