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빠빠 - 어린 딸을 가슴에 묻은 한 아버지의 기록
저우궈핑 지음, 문현선 옮김 / 아고라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무슨 까닭으로 미국과 중국의 매체들은 이 책을 의학윤리학 혹은 의학인문서로 평가를 내렸는가? 과연 의학윤리, 의학인문이라는 것이 여기(한국)에서 성립할 수 있는 개념인가?

자신이 직접 질병을 경험하기도 했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질환의 의미"라는 책을 써서  '현대의학의 결점'을 지적했던 톰스라는 철학자의 말을 상기해 보거나,  당대 중국에서 '니체 철학'의 최고의 전문가로 일컬어지고 있는 저자 쩌우궈핑의 이 책을 읽어 볼 때, 객체로서 의사와 주체로서 환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객전도의 현실을 바로 잡고자 한 점이 바로 이 책을 의학윤리 혹은 의학인문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만든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것은 거의 기계적이거나 의심을 필요치 않는 권위로서 '타자'들인 의사(의학)와 살아 꿈틀대고 풍부한 감정이 넘쳐나는 '주체'들인 '환자(윤리/인문)' 사이의 관계가 바로 잡혀야만 한다는, 충돌하는 세계를 바로잡아야만 한다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가 아닐까. 특히 의학인문이라고 하는 말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환자의 풍부한 감성의 세계를 드러낼 수 있는 형식으로서 '문학'과 의학의 소통관계를 중시해야만 한다고 하는 점을 독자에게 드러내 보인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이러한 점에서 이 땅의 의학도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만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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