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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사이에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2
김화요 지음, 오윤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우리 때는 아이들 사이의 가정형편도 크게 차이 안나고
고만고만한 아이들 사이에서 서로 부대껴가면서 자랐던 것 같은데..
사실 요즘은 아이들이 너무 빠르기도 하고 너무 무서운게 없어서 엄마의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부분이 참 많아요
그래서 사실은 이 책을 읽기가 살짝 겁이 났는데
막상 책을 읽고나니 아이랑 함께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제목이 참 의미심장하죠 ㅋ
제목과 함께 삽화도 너무 강렬해서
뭔가 요즘 아이들의 무서움을 엿볼 수 있는 어두운 소설은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삽화에서 알 수 있듯
이 이야기는 세 명의 아이가 서로 얽히며 발생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답니다

반장을 맡고 있는데다 친구들을 잘 배려하고 밝은 성격의 고효민은
같은 반 친구 강주목의 생일파티에 다녀온 후
갑자기 지갑을 훔친 범인으로 지목받게 돼요
이유는 사라진 지갑이 어느 동네에서 발견되고
그 동네에 사는 친구가 고효민밖에 없다는 이유때문이었어요

적극적으로 반론하려던 고효민은
같은 마을에 사는 걸 숨기고 있는 친구 임수현과 눈이 마주친 후
자신의 반론을 포기하게 돼요
자신이 그 마을에 사는 친구가 자기뿐이 아니라는 걸 말하게 되면
친구 수현이가 곤란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뒤 가장 인기있는 친구에서 지갑 도둑으로 누명을 쓰게 된 효민이는
결국 반에서 유령같은 존재로 떠돌게 됩니다

사실 수현이에게도 사정은 있었어요
가난한 동네를 벗어나 가족과 화목하게 살다가
아빠의 사업실패로 갖은 고생을 하고 다시 마을에 돌아오게 된데다
이상한 언니에게 꼬여 당장 돈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 된거였어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중간에서 영문을 알 수 없었던 강주목도 마찬가지에요
자신이 받아야 할 주목은 효민이가 받게 되자
시기하고 부러워하는 마음이 컸지만
그와 별도로 효민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둑이라니.. 황당하다기 보다는 믿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여요

지갑을 훔치고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수현이와
한순간에 도둑이 되어버려 반에서 겉돌게 된 효민이
둘 중 누가 더 괴로운건지..
누가 먼저 입을 열어야 하는건지..
같은 반 친구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엄마의 입장에서 글을 읽다보니
세 친구가 모두 안타깝고 짠해서 어쩐지 제 맘도 마구
쓰려오더라고요

결국.. 길어지고 한층 더 과격해지는 이 상황을 견디다 못한
누군가가 입을 엽니다
과연 먼저 양심선언을 하는 친구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주목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전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어요
그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과 상황 때문에 힘들었겠지만
잘못된 상황을 바로 잡으려 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는게
아이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갔으면 했어요
우리 아이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사소한 잘못이나 거짓말을 쉽게 해요
하지만 그것을 바로잡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지요
특히 친구와의 문제나 학교 생활에서 이런 실수를 덮으려
더 큰 거짓말을 한다면
나중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휩싸여
아이 스스로 수습할 수 없거나 학교 생활이 아주 힘들어질 수도 있거든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잘못한 일을 바로잡을 수 있게
한 걸음 나아가는 용기를 가르쳐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렵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더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아요
잘못된 행동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용기로 다가가주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