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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ㅣ 청소년 모던 클래식 1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대해 아주 단편적인 몇 가지 단어들만 알고 있었다.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 노트르담 꼽추, 신부 등과 같은 단어들 외에는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어 무슨 내용인지 무척이나 궁금해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책을 읽기 전,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라 내용이 아주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지만, 막상 책을 읽다보니 나의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뛰어난 작가는 작품이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다는 정설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깊은 여운이 남았다. 심지어 꿈에서도 작품과 관련된 꿈을 꿀 정도였으니, 그 재미와 여운이 꽤나 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이 작품에 대해 전체적으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전체적인 키워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각각의 사랑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그 중에서도 중심 되는 인물은 대략 다섯 명 정도인 것 같다. 그들은 바로 그랭구아르, 에스메랄다,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이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사랑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묘하게 섞어 놓은 듯하여,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물론 그렇게 한동안 있다가 다시 책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과연 빅토르 위고는 독자들에게 어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되새겨 보게 되었다.
다섯 명의 인물들 각자가 표현하고, 추구하는 사랑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살펴보면서 유독 눈에 띄면서도, 마음이 가는 인물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클로드 프롤로 부주교”였다. 그의 사랑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어쩌면 빅토르 위고는 그 신부를 통해 사랑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생각되어 지는 달콤함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집착하면서 음산하고, 폭력적인 것을 넘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아주 극단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독자들에게 경고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콰지모도의 사랑은 신부와 아주 대조적으로 순수하고, 희생적이며, 영혼의 사랑을 갈구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감동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지게 되면, 사랑을 통해 해결을 해야 되는데, 프롤로 신부는 그것을 하지 못하였기에 파괴적인 사랑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그럼 과연 사랑을 통해 해결을 해야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 쉽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스킨쉽 하면서 몸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에스메랄다가 그랭구아르에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던 바로 그것이다.
「“아, 사랑이란! 그것은 둘이면서도 서로 섞여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하나의 천국을 만드는 것이지요.”」(p.54)
여기서 에스메랄다의 이야기 중 생략된 부분은, 둘이 서로 그런 사랑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고 나서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혹 한쪽이 거부하는데, 상대방이 강요하거나 강제적으로 그 사랑을 이끌어내려고 하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욕망에 가까운 것이다.
아무튼 프롤로 신부의 잘못되고, 비극적이며, 파괴적인 사랑의 표현들이 어떠한 이유로 인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에 대해 시간을 두고서 객관적으로 분석해 봐야겠다고 다짐해 보며, 아쉽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대한 나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칠까 한다.
마지막으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중, 프롤로가 <나를 파멸시킬 너>를 부르면서, 자신의 욕정의 원인이 자신이 아닌 악마 같은 에스메랄다라고 믿고 싶은 프롤로는 삶이 끝날 때까지 저주하겠다고 다짐하며 욕정을 키워가게 되는 노래를 함께 들어보겠다.(p.239)
“나의 핏줄 속에 몰아치는,
나를 미치게 하는 너.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너.
나를 불행하게 하는 너, 태양의 열정이여.
너를 파멸시키리, 저주하리.
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