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베스팅 - 작은 가게를 지키는 경제혁명
에이미 코티즈 지음, 홍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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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옛 추억들을 많이 되새겨 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뻔질나게 많이 가서 외상이 가능했던 동네 슈퍼, 아는 분이 서점을 운영하여 어머니와 함께 책 구경을 하면서 책은 그곳에서만 샀던 동네 서점, 아버지가 맛있는 과일을 자주 사 와서 나중에는 가족들이 다 좋아했던 동네 노점상, 그리고 나 혼자 어머니 몰래 미친 듯이 갔던 동네 오락실 등등 그 동네를 생각하면 저절로 떠올려지는 장소와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젠가 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옛날과 같이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장소와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주의가 팽팽해지고, 상대적인 불평등이 심해지다 보니 사람들이 쉽게 마음의 문을 안 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이 사회가 점점 삭막해져 간다는 것이 나로선 못내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렇듯 나의 마음이 안타까움으로 가득해지려고 할 때 이 책을 읽으면서 눈이 번쩍 뜨였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역경제 살리기”였다.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를 살리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길이 되고, 그 지역이 살아나게 되면 나중에는 국가 경제력 또한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저자가 하나하나 실제 사례와 함께 풀어가는 것을 따라가 보니 충분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단, 이 책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독자인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준 것 모두가 미국에서만 적용 가능한 상황들이라 한국에서는 따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을 찾아야 된다는 것이다. 만약 번역자가 한국 상황에 맞는 정확한 자료들을 실어주었다면 아마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미국에서 변화하고 있는 경제흐름을 한국에서도 충분히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열심히 연구하고 적용해 가보면 우리도 그들처럼 언젠가는 분명히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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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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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19금”책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녀가 바로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주인공 “홍도”임을 알게 되었다. 아마 책을 읽지 않고서는 왜 여자의 나체를 책 표지로 삼았을까 의구심을 품을 것이며, 또한 그 속내는 좀체 알기 힘들 것이다. 아무튼 책 제목과 책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였기에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저절로 우연인 것이 어디 있겠는가?」(p.381)

 

얼핏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연에서 시작하여 우연으로 끝나는 듯하다. 그러나 책 속의 주인공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어느 것 하나 우연은 없다고. 그 모든 게 우연인 것처럼 느껴지는 필연인 것을. 그러면서 장장 사백서른세 살을 살아온 주인공의 이야기를 역사의 발자취와 함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사실과 허구의 절묘한 조합으로 이루어졌지만 정작 책을 읽어가다 보면 모두가 사실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흡입력이 강한 것 같다. 흡사 주인공 홍도가 아직도 우리들 곁에 머물러 있으면서 생활하는 것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면서 나 또한 상상의 나래를 같이 펼쳐 본다. 만약 나도 홍도와 같은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그의 이야기를 받아들일까? 상상만 하여도 흥미롭지만 또한 야릇한 기분도 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바쁜 일상 속에서 무뎌진 우리의 감성을 깨우기에 너무나도 좋은 책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독백을 함께 음미해 보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세상은 변했습니다. 어찌 보면 변해야 하는 것이 세상인 듯도 싶습니다. 산도 강도 바다도 초목도 그곳에 깃들어 사는 뭇 짐승들도 모두들 변해왔으니 사람인들 어찌 변하지 않겠습니까? 말도 변하고 생각도 변하고 모양새도 변하고 참으로 많이도 변한 것이 사람입니다. 하지만 변하는 세상에서도 오롯이 이어지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인연이더군요. 산하고도, 강하고도, 바다하고도, 초목에 뭇짐승들하고도, 하물며 물건들하고도 이어지는 것이 인연입니다. 하니,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인연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돌이켜보면 깔축없이 변하는 세상이 바람 모양으로 돌고 도는 것인지, 그리워하며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꼭 찾아오는 것이 인연인 것인지, 아니면 둘 다 맞는 것인지, 사백 년도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잘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세상에도 아버지가 계셨고, 정주가 있었고, 자치기가 있었으니…… 이제는 무엇이 어찌 될까요? 소리실 마당가 흐벅진 수수꽃다리 아래, 이리 구르고 저리 뒹굴며 늠름하게 뛰놀던 낮도깨비 자차기를 처음 보았던 그 순간 모양으로…… 세상에는 영영 그리워하는 자치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무엇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참으로…….」(p.382~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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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콤플렉스 - 내 인생의 치명적인 약점
전경원 지음 / 아주좋은날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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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창의적인가?”라고 물었을 때 확신에 찬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역시도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질문 앞에서 고개를 슬며시 숙이거나 눈길을 피하기 일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의력이라는 화두 앞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창의력 시대’에 살고 있지만, 창의력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창의력 콤플렉스란 어렸을 때는 창의적이었지만 어른이 되면서 창의력이 사라지거나 창의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복합적인 심리상태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라진 창의력, 부족한 창의력을 어떻게 하면 살리고 채울 수 있을까?

 

책 속에는 현재 자신의 창의력을 점검해 볼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가 담겨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자신 안에 잠자고 있는 창의력을 일깨울 수 있게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던 중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메모에 대한 것이었다. 한때 메모 습관에 관한 책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 책들의 핵심은 메모 습관을 가지면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나는 평소 메모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무리 작은 가방이라도 반드시 메모수첩은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날 때마다 적어둔 메모지와 수첩이 쌓이고 쌓여도 내 창의력은 발전이 없는 것 같았다. 활용도가 낮다보니 요즘은 예전에 비해 메모를 잘 하지 않게 되었다. 창의력 콤플렉스를 읽으면서 메모의 활용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지금은 단순히 메모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책에는 메모 뿐 아니라 SNS 활용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창의력’이란 단어에 겁내지 말고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창의력을 믿고, 그것을 깨우는 노력을 할 때 우리는 모두 창의력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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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 코바늘 손뜨개 북유럽 스타일 시리즈
에리카 라우렐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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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을 처음 배웠던 때가 중학교 특기적성시간이었다. 그때 가정 선생님이 담당선생님이셨는데 매번 꼼꼼히 봐주시고 잘한다고 칭찬해주셔서 참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손을 꼼지락거려 뭔가를 만드는 일은 참 기분이 좋은데, 코바늘 손뜨개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든 게 새롭고 신기했다. 북유럽 스타일에 관심도 갖고 있었던 터라 이 책을 발견하고 냉큼 집어 들었다.

 

책은 얇고 가볍다. 책을 살펴보던 중 눈길을 사로잡은 사진이 있었는데, 바로 ‘모르모르스루타’였다. 이것은 스웨덴어로 ‘모르모르스’는 ‘할머니의’, ‘루타’는 ‘격자’라는 뜻이다. 모르모르스루타는 할머니가 뜬 사각형 모티프 담요를 말한다. 이 책에는 모르모르스루타무늬를 이용한 기본 담요와 더불어 가방, 룸슈즈, 쿠션등 다양한 소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소품으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도안을 수록하고 있다.

 

책을 살피다가 물결무늬 파우치를 보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동일한 색실은 없었기에 내가 가진 색깔을 자유롭게 조합해서 만들었다. 처음엔 도안을 뚫어지게 보면서 했지만, 조금씩 손에 익자 도안을 보지 않고서도 파우치를 완성할 수 있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핸드메이드 소품은 사용하면 할수록 매력적인 것 같다. 파우치를 시작으로 다음번엔 룸슈즈를 만들고 싶다. 조만간 생일이 비슷한 친구들과 모여서 생일파티를 할 계획인데, 생일선물로 올해 겨울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룸슈즈를 선물하고 싶다. 직접 만들었다고 하면 아마 친구들 모두 깜짝 놀라지 않을까. 기분 좋은 두근거림이 생겼다. 그리고 겨울이 되기 전에 열심히 손을 움직여서 올해 크리스마스엔 따뜻한 담요를 조카에게도 선물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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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움 - 불안과 충동을 다스리는 여덟 가지 방법
스티브 테일러 지음, 윤서인 옮김 / 불광출판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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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움’ 이 얼마나 근사한 말인가. 조화롭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내 모습이 안타까웠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걸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내가 조화롭게 살지 못하는 것은 ‘불안’ 때문이었다. 나는 늘 불안하다고 느끼면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날 불안하게 만드는지 알지 못했다. 저자는 이렇게 불안을 느끼게 하는 이것을 태어날 때부터 내재되어 있는 광기라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정신장애라고 표현하며 ‘인간의 광기’라는 의미에서 ‘휴머니아’라고 불렀다. 때론 ‘에고 광기’라고 칭하기도 했다. 휴머니아는 에고의 발달 이상과 오기능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에고란 우리에게 개별적인 존재라는 느낌을 부여하는 ‘자아 체계’를 의미한다. 즉 휴머니아는 고통과 괴로움의 원인이고, 이로 인해 평소에 우리의 마음이 부조화 상태에 있는 것이다. 허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 상태가 정상이라고 믿으면서 그것이 존재하는 줄도 모르고 살고 있지만, 심리적 부조화는 우리에게 수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우리가 항상 자신의 밖으로만 주의를 돌리고 삶을 끝없는 활동과 오락으로 채우게 강요한다. 또한 우리가 결코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고, 인간관계에 불화도 일으킨다. 하지만 휴머니아는 뿌리가 깊지도 않고 영구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평소 심리적 부조화가 말끔히 사라져서 편안하고 행복하고 조화로운 느낌이 드는 순간을 누구나 정기적으로 경험한다. 이때 ‘존재의 조화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골길을 산책하고 있을 때, 말없이 손작업을 하고 있을 때, 음악을 듣거나 악기를 연주할 때, 명상이나 요가가 끝난 뒤에 그러하다. 이러한 조화로움과 온전한 정신은 우리 내부에 항상 존재하고 있지만, 문제는 마음의 표층에 자리한 부조화에 가로막혀서 그 밑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이 책은 두 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휴머니아를 검토하고 그 특징과 원인을 알아보는 것, 둘째는 휴머니아 치유이다. 두 가지 목표 중 첫 번째 목표인 휴머니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는 책을 읽다가 여러 번 멈추었고, 나를 돌아보며 생각하게 되었다. 내 안에 있는 휴머니아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중에 책 읽기를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책을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책의 둘째 목표, 휴머니아 치유를 위한 방법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휴머니아 치유를 위한 방법은 여덟 단계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이 글에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여덟 단계 이전에 해야 할 두 가지 전제조건이다. 휴머니아 치유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어떤 장애나 질환이든 이 두 조건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첫 번째는 그 질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증상을 추적하여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다. 휴머니아와 관련해서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서 휴머니아의 문제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는 이 부분에 동의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전제 조건은 휴머니아가 문제임을 인정하고 그 질환과 직면할 용기를 갖는 것이다. 심각한 병에 걸렸을 때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쉬울 거라 생각한다. 곤란한 현실을 단순히 외면하거나 심각하지 않다고 우기거나 때론 그것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두려움을 이겨 내지 못하고 억압할 뿐이다. 나또한 그동안 휴머니아를 인정하기는 했지만, 막상 직면해 원인을 찾는 것은 꺼려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은 그것을 외면하거나 미루지 않겠노라 다짐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꾸만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됐다. 물론 때때로 책 내용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면서 책을 덮어버리기도 했고, 내 문제를 다시 외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잠깐씩이지만 만나게 된 내 안의 조화로움 때문이었다. 그 느낌이 참으로 편안했기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앞으로 저자가 제시한 여덟 단계의 과정을 하나씩 따라해 볼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내가 원하는 진짜 내 모습으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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