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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오늘의 젊은 작가 54
박서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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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속에는 배신과 상실, 질투 그리고 사랑까지 많은 것들이 있는데 나는 자꾸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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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오늘의 젊은 작가 54
박서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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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나는 친구의 별명이다. 그래서 사실 얼마간은 읽고 친구를 놀릴 단서 하나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또 그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아무튼 나는 그 기대와 마음은 고이 접었다. 이건 선물하고 싶은 책이 아니다. 내 돈 주고 사서 읽고 싶은 책이지.


다나섬에서 발견된 인간을 닮은 짐승 다나. 인간은 그 동물을 데리고 와 동물원에 전시한다. 여지없이. 다 자란 성체가 초등학생 정도의 키인 것과, 목부분의 털을 제외하고는 인간의 모습과 거의 유사하다는 그 짐승을, 짐승이라는 이유로 어딘가에 전시할 수 있다는 건 어떤 근거로 가능한 것일까. 소설적 허용이라기엔 실제로 같은 일이 있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더 무섭고 불쾌했다.
여하튼 주인공 별이는 짐승인 다나가 낳은 인간이다. 반인반수라는 말이 적당하지는 않지만 달리 다른 말을 찾기도 어렵다. 책의 소개를 빌리자면 이종의 존재라는 말 정도. 별이는 짐승에게서 태어나 인간에게 길러졌다.

별이는 말한다.
[나는 지금부터 가장 사람다운 방식으로 죽일 것이다. 무엇을? 산을 좀먹는 짐승 한 마리를.]
사람다운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골몰하게 된다. 인간의 양면성을 사실적이고 또 은근하게, 그래서 더 잔인하게 드러내는 이 소설은 신선한 소재를 너무나 인간다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이 소설 속에는 배신과 상실, 질투 그리고 사랑까지 많은 것들이 있는데 나는 자꾸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스토리의 흥미로움과 별개로 박서영 작가의 수사도 정말 좋았다. 그래서 다른 작품을 읽어보려 찾아 봤는데, 이게 첫 출간이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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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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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도서제공

항상 마음 한 켠에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으로 신작 책 소개가 눈길을 끌었다. 판사의 법복을 벗고 드라마 작가로 전업한 뒤 그의 두 번째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저자는 판사에서 전업 작가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보지는 않았어도, <미스 함무라비>라는 드라마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 어쩌다가 글을 쓰고, 또 그걸 드라마로 만들 수 있었을까. 그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장에서는 법원에서 법관으로 지내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자칫 정치적 색을 띠는 책인가 싶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런 책을 지양하는 편이라서. 하지만 읽다 보니 알 수 있었다. 그저 솔직한 글이었다. 두 번째 짱에서는 작가의 삶을 시작하며 겪게 된 좌절, 권태로움, 경제적 상황까지 여과 없이 보여준다. 당신이 개인주의자라고 재차 강조하는 거 치곤, 세상에 귀 기울이고, 또 정의로운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더하여 요즘 사회,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인사이트가 내가 생각하는 바와 많이 닿아있어서 여러 번 공감했다.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도 깊은 통찰을 글로 풀어내는 걸 보고, 이런 사람이 글을 쓰는구나, 생각하게 했다.
꼭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안정된 직장에서 새로운 직업, 꿈에 대해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가 읽어볼 만한 이야기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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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이 무섭다. 말은 퇴고 과정이 없다. 글과 달라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 부담이 가슴 한구석에서 나를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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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일이다. 나는 누구에게 말을 걸고 싶은 것인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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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란 사실 실체가 없는 무수히 다양한 개개인의 집합체일 뿐이다. 그리고 다수는 대체로 말이 없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적극적이고 반복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소수가 과대 대표되어 착시현상이 생길 때가 많다. 작가 역시 어리석은 한 명의 인간인 건 마찬가지기에 결코 오만과 독선에 빠져서는 안되고 세상을 향해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들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는 너무나 신호가 많아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창작자를 더 힘들게 만든다. 어떻 게 보면 대중문화 콘텐츠 창작자가 겪는 고민은 대중 정치인이 겪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문화 역시 일종의 정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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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춤을 추세요
이서수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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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익은 이름의 작가님인데, 이번 소설집을 통해 처음 접해봤다. 직장 생활과 가족, 친구 등 우리의 일상과 아주 밀접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더욱 공감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특이하게 소설집의 제목인 < 그래도 춤을 추세요 >는 < 춤음 영원하다 >에서 나오는 대사 중 하나다. 춤으로 묶을 수 있는 8편인가, 생각해보면 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
작가님 성별 특성상 여성의 서사를 다양하게 풀어내는데, 그 중 < 이어 달리기 >와 <AKA 신숙자 >, < 춤은 영원하다 >까지 딸과 엄마라는 공통된 등장인물이 나온다. 물론 각각 다른 인물이긴 하나, 모녀라는 중복된 인간 관계를 가지고 이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꽤 인상 깊었다. 보통 그 결이 비슷해지거나, 어떤 포인트에서 기시감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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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럴 때 없었어? 일하다 도망치고 싶었을 때.
있었지.
그럴 때 어떻게 했어?
…네 생각 하면서 참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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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어떤 춤을 추나요. 아저씨가 몸을 흔들 때 세상도 같이 움직인다는 거 아세요. 모르세요. 나는 열일곱 살에 이미 알았는데, 그걸 알아도 인생이 바뀌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춤을 추세요. 그것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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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부터 시작된 피로감이 아직도 안 사라졌어. 인간은 달걀을 찜이나 프라이로 만들어 먹는 데서 만족하지 못하고,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고심하는 존재라는 게 슬퍼.
미리야, 책 쓰는 게 많이 힘드니?
가난이 너무 무거워. 이젠 예전처럼 그걸로 농담도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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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은 너무 커서 무섭고, 어떤 사랑은 작아서 무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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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잘 챙겨 드시는지, 하루에 한 번은 집을 나서는지, 안부를 주고받는 사람이 그곳에 있는지. 없다면 꼭 만들어야 해요. 선생님. 사람은 혼자 있으면 안 돼요. 생각이 한군데로 고이거든요. 흐름이 없는 물웅덩이처럼, 그것도 작디 작은 물웅덩이처럼 고인 채로 가만히 썩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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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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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에 순간 당황했으나, 첫장을 펼치자 마자 보인 이시봉의 발자국 사인을 보자마자 느꼈다. 이거 재밌겠다…
주인공인 이시습은 알콜 중독인 20살 남자이다. 키우던 강아지 이시봉 때문에 '앙시앙 하우스'라는 비숑 전문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시습과 이시봉의 이야기, 그리고 이시봉의 조상인 베로와 베로를 키우던 고도이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처음엔 이 전개가 낯설었는데 읽을 수록 빠져들었고, 되레 이야기에 풍성함이 더해졌다. 특히 180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베로의 이야기가 꽤나 촘촘한 서사로 흡입력있다. 줄거리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고싶지만 뭘 이야기해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참는다.
더하여 이 책에 대한 박정민님의 추천사 중 하나가 정말 공감되어 함께 적어본다. «그리고 전국의 반려인들이여, 이 책을 절대 보지 마시오. 아니 보시오. 아니 보지 마시오. 아니. 몰라 시봉. 그냥 보시오!» 반려인들은 이 책을 삽니다. 울 수도 있고, 웃을 수도 있어요.

사실 귀여운 표지와 제목만 보고 신청했던 서평단인데.. 웬 벽돌책..? 이렇게 두꺼운 지 몰랐는데요, 하면서 빨리 시작해야겠다 하고 읽은지 며칠 걸리지 않아 금방 끝났다. 벽돌책에 겁내지 말자. 이기호 작가님 소설은 처음인데 또 읽고 싶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그의 별명에 납득했다.


< 책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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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왜 미안해하지 않고 억울해했을까? 아빠는 살면서 그 말을 자주 떠올렸다고 한다. 미안한 것과 억울한 것을 뒤섞지 말 것. 나와 시현을 키울 때도, 공장에서 동료들과 일하고 투쟁할 때도, 아빠는 자주 그 말을 생각했고, 또 주문처럼 입안에서 중얼거리기도 했다. 아빠에겐 그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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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깐 이시봉과 시현이 동시에 위기에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구할지 상상해보았다. 아마도 나는……시현을 먼저 구하려 들 것이다. 몇 번을 상상해봐도 답은 같았다. 그러니 이시봉을 데리고 나갈 수가 없었다. 그게 이시봉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나의 한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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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게 결국 다 자기가 싼 똥 냄새 맡는 거거든. 동물들은 다 자기 똥 냄새를 맡아보는데, 인간만 아닌 척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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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종이라는 게 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거잖아요."
김태형은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사랑인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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