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다나는 친구의 별명이다. 그래서 사실 얼마간은 읽고 친구를 놀릴 단서 하나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또 그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아무튼 나는 그 기대와 마음은 고이 접었다. 이건 선물하고 싶은 책이 아니다. 내 돈 주고 사서 읽고 싶은 책이지. 다나섬에서 발견된 인간을 닮은 짐승 다나. 인간은 그 동물을 데리고 와 동물원에 전시한다. 여지없이. 다 자란 성체가 초등학생 정도의 키인 것과, 목부분의 털을 제외하고는 인간의 모습과 거의 유사하다는 그 짐승을, 짐승이라는 이유로 어딘가에 전시할 수 있다는 건 어떤 근거로 가능한 것일까. 소설적 허용이라기엔 실제로 같은 일이 있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더 무섭고 불쾌했다. 여하튼 주인공 별이는 짐승인 다나가 낳은 인간이다. 반인반수라는 말이 적당하지는 않지만 달리 다른 말을 찾기도 어렵다. 책의 소개를 빌리자면 이종의 존재라는 말 정도. 별이는 짐승에게서 태어나 인간에게 길러졌다. 별이는 말한다.[나는 지금부터 가장 사람다운 방식으로 죽일 것이다. 무엇을? 산을 좀먹는 짐승 한 마리를.] 사람다운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골몰하게 된다. 인간의 양면성을 사실적이고 또 은근하게, 그래서 더 잔인하게 드러내는 이 소설은 신선한 소재를 너무나 인간다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이 소설 속에는 배신과 상실, 질투 그리고 사랑까지 많은 것들이 있는데 나는 자꾸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스토리의 흥미로움과 별개로 박서영 작가의 수사도 정말 좋았다. 그래서 다른 작품을 읽어보려 찾아 봤는데, 이게 첫 출간이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