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이의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 않았을 때는 내가 이 나이까지 올 줄 상상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

하루 하루 살아가다 보니 어느새 내 나이41살이 되어 버렸다.

'불혹' 이란 나이가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고 마음은 청춘인데 중년의 나이를 살아야만 하는 현실의 괴리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40과 41의 나이로 변하니 조금씩 받아들이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무언가 이루기 위해 아둥 바둥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고 나니 지금 나이가 결코 많은 나이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오히려 20살을 불타는 청춘의 시기 보다 마음만큼은 편하다.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없지만.....

지금 나이가 가장 왕성하게 일을 해야 하는 나이이고 사회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으며 자식들에게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시기가 40대라는데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 또한 40대여서 공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성의 시점이 아니라 남성의 시점이기에 느끼는 바가 다르지만 그래서 오히려 함께 살아 가는 동반자의 마음을 엿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가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이 땅위의 40대 가장들의 살아내기 위한 치열한 몸두림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자식을 위해 아내를 위해 아퍼도 아픈 내색 하지 못하고 회사를 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삶 또한 그들이 원하는 삶이 아니었을 것이다.

가장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이 숭고하기까지 느껴졌다.

집값의 대출금을 값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주식에 투자해 놓고 전전긍긍 언제쯤 오를까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 매주 복권을 사고 언제쯤 당첨이 될까 바라는 사람, 명예퇴직을 하고 자영업을 하면서 장사가 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가장, 매년 졸업앨범의 친구들이 하나 둘 하늘나라로 가는 소식을 듣고 서글픔을 참아 내고 살아가는 사람이 40대의 사람들이다.

힘들지만 치사하지만 참고 견디고 명예퇴직을 당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살아가는 40대 가장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고생을 하고 들어오는 남편에게 젊을 때 잘 좀하지 라는 말을 쉽게 내뱉으며 힘들단 말도 하지 말라고 다른 남자들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들은 신랑의 생각은 미쳐 하지 못했다.

하루하루 힘들고 외로웠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내가 너무 잘못했구나....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어서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 하는 것인데...내가 너무 몰라주었음에 미안했다..

좀 더 격려하고 힘을 줄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게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인상적인 문구중 하나가

"죽기전에 후회하는 다섯가지는 내 뜻대로 살 걸, 일 좀 덜 할 걸, 화 좀 덜 낼 걸, 친구들 챙길 걸, 도전하며 살 걸 이라고 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게 어려운게 아닌데 무언가에 쫒겨 무엇이 중요한지 잃어버린 채 흘러가는 대로 살다가 죽는 날 이 다가 오면 지금 내곁에 있는 사람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데 그러지 전에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에게 후회하지 않도록 시간을 내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하고 싶다. 삶이 돈버는데 급급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 여유를 갖고 좀 더 멀리 보는 삶을 지금부터 계획해야 겠다.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기에.....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마흔이라는 나이에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그나이가 되어 보니 달라진 것 없이 비슷한 모습이다.

달라진 것이라곤 조금 늘은 주름살과 흰머리카락의 갯수랄까...

이렇게 나이가 들다 보면 50세에도 60세에도 그저 나이만 다를 뿐 나는 지금 갖고 있는 마음을 가지고 삶을 살아 가고 있을 것 같다.

길어진 수명만큼 지금 40이란 나이가 늦은 나이가 아니라고 본다.

함께 나이들어가는 나의 가정의 가장을 좀 더 이해하고 보듬에서 인생을 꾸려 나가야겠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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