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나간다
지셴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이 책을 받아 보았다.
늘 삶을 살아 오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의문을 갖고
살아 왔는데 이 책을 읽으며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시 생각 할 기회가 주어졌다.
지세린이라는 학자는 중국인의 정신적 스승이고 지금의 나이가 98세이다.
98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인생 또한 평탄치 않았기에 그저 시간이 흐르듯 살메 너무 집착하지 말고 살아감을 이야기 한다.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감에 따라 따라오는 줄어드는 삶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읽으면서 처연하게 생각 할 수 있도록 담담히 써내려 간 글을 보면서 내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현실이기에 마음에 큰 도움이 되었다.
늘 지금의 나이도 적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먼저 노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나의 버릇을 고칠 수 있는 약과도 같은 책이었다.
삶이란게 주어진 시간을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끝으로 만나는 죽음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다는게 결코 쉬운건 아니지만
나만의 마음을 다스린다면 그렇게 덤덤히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난 천상병시집 안에 들어 있는 '귀천'이라는 시를 가장 좋아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다....

 이 구절을 가장 좋아 한다. 나 또한 나의 인생을 소풍의 설레임과 기쁨으로 맞이 하고 싶기에....

 여기 지셰린 또한 도연명의 '신석'의 마지막 구절을 좋아한다고 소개한다.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죽음을 담담히 맞으라는 말이 아직은 와 닿지는 않지만 살아가야함에 집착을 보일 필요는 없을 듯 싶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이 내 마음이기에 쉬울듯 싶으나 가장 어려운 것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아닌가 싶다.
차분히 앉아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의 평정심이 어느만큼 들어 있는지 왜 내가 이렇게 변해 버렸는 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다.
삶 속의 고통의 시간을 보냈기에 평온한 시간 속에서 좀 더 평온한 마음으로 삶을 대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지셰린 선생님 말마따나 죽음의 고비를 넘겼기에 그 후의 삶은 매일이 덤으로 느껴지게 된다.
그냥 주어지는 삶이 아닌 덤과 같은 삶이다 생각하니 하루를 살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갖게 된다.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스승이 아닌 어른의 필요함을 나 또한 느꼈고 가장 힘든시기에 어른을 만나서 그 분의 삶을 들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된 경험이 있다.
그 분도 내게 시간이 흐르면 마음의 고통도 조금씩 잊게 될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지금의 평화가 그런 시간들을 보냈기에 맞이 한 것이라 더없이 행복하다.
지금 처해진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책제목인 '다지나간다'처럼 힘든 시기도 기쁜시기도 다 지나간다.
그저 그 모든것이 삶 속에 포함이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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