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표지와 제목만으로는 왠지 섬뜩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아서 밤에는 안보려고 했는데 어젯밤에 다 읽어버렸다.
생각보다 무서운 것도 없고 그저 나또한 사야카와 함께 과거로의 여행을 하고 온 느낌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니 금새 책장이 넘어가서 느즈막히 전철타고 오면서 다 읽어버렸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이번이 두번째 읽어보는데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에서 늘 무언가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꺼리를 만들어 준다.
이번 책에서도 내게 있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면서 성격 형성을 할때쯤의 환경이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주위사람들도 사랑을 받아 본 사람만이 사랑을 할 줄 안다고 하지 않는가....이 말이 가장 생각이 많이 났다....

 
주인공 사야카 역시 지금의 삶을 바라보면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며 살아가면서 기억나지 않는 6살 이전의 기억이 지금의 성격에 무척이나 영향을 끼쳤다는 막연한 생각에 기억을 찾기 이해 아버지가 남긴 유품인 낡은 열쇠와 손으로 그린 지도를 가지고 그 집을 찾아간다.
별장인듯 하면서도 어딘가 아구가 맞지 않은 어느 한순간의 시점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그 집에 들어가서 그곳의  모습을 보면서 기억을 해내려고 한다.
23년전의 과거를 말하는 집은 어딘가 이상하지만 어디가 이상한지 찾지 못하다가 23년전 그집에 살았던 남자아이의 일기를 찾게 된다. 그리고 사야카의  과거를 찾아가면서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함께 가는데 친구와의 대화안에서 사야카의  잃어버린 과거안에 좋지 않은 기억들로 물들어 있다는 것을 암시 하며 그 남자친구와의 헤어짐을 기억하며 그 안에 들어있는 그들의 과거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결혼생활 속에서 자신이 딸을 학대하는 모습 속에서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읽는 내내 뒷부분이 궁금해서 어떤 내용일까 상상을 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귀신은  나오지 않고 섬뜩하리만큼 가슴아픈 가족사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그 집의 의미를 알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두번째 읽어 본다.
얼마전에 읽은 도피행이라는 책과 더불어 일본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벼움 보다는 사람이 잃어버리고 있었던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
생각보다 독특한 소재와 더불어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지게 하는 매력을 지닌 작가이다. 그래서 히가시노를 좋아하는 마니아가 많은가보다.
단 두권을 읽었을 뿐인데 이 작가가 쓴 책들이 궁금해진다.
읽고 나서 또한 그저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내 과거를 떠올리고
내 삶의 잘못된 부분을 찾아가도록 그리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저력을 가진 작가이다..

 

"어쩌면 나 역시 낡은 그 집에 죽어 있는 건 아닐까. 어린 시절에 죽은 내가. 그 집에서 줄곧 내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누구에게나 '옛날에 자신이 죽은 집'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곳에 누워 있을 게 분명한 자신의 사체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 척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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