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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은 세계사
제프리 블레이니 지음, 박중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아주 짧다는 세계사 책의 두께가 꽤 두껍네요. 물론 세계사를 이야기 하기엔 당연히 아주 짧은 것이지만 그냥 처음 책을 들었을때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세계의 역사를 어떻게 한권의 책에 다 담아낼 수 있겠습니까? 유아용 세계사 교과서도 못하는 일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니까 거시적인 관점에서 세계사의 틀을 잡아보겠다고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세계사를 잘 모르는, 학교 다닐때 분명 배웠는데 다 까먹었거나, 저처럼 공부를 잘 안한 학생을 위해 개념을 잡아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작가의 목적과 책을 손에든 저의 목적이 일치 한다고 봐도 되는 거죠.
골아픈 이야기는 빼버리고 세계가 변혁하게 된 주요 과정을 담고 있어서 읽기도 편했습니다. 모 출판사의 이야기 세계사는 말로만 이야기고 딱딱한 내용을 어투만 바꿔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책은 정말 요약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세계사를 잘 몰라서 정말로 요약이 되어있는건지 아닌지 판단할 능력이 제게 없다는 것을 유념해 두시고.
아무리 공부를 안했던 저라도 단편적인 지식들은 가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영화나 로마시대의 미드를 즐겨 봤다거나, 역사를 다룬 만화책이나 소설을 읽었거나 했으니까요. 그 단편적인 지식들은 말그대로 개념이 잡히지 않았는데 조금은 윤곽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그런 느낌이 들어 매우 흡족했습니다. 뭐 제가 세계사 공부해서 써먹을때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개념을 간략하게나마 잡은 상태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하고 더 알고싶다는 생각이 들고, 그 시대를 좀 더 파보는 재미 같은 것을 솔직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어서 초한지 열국지도 보게 되고 사마천의 사기까지 훑게 되는 경우가 있듯이 말이죠. 전 스파르타쿠스 미드를 보고 로마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아직 로마인 이야기에 도전해보진 못했습니다. 너무 길더라구요.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저자가 제시하는 개념잡기. 작가가 서양인이라 그런지 서양중심으로 써있습니다. 많은 세계사책들이 그러하죠. 심지어 한국사람이 쓴것도 서양편향인 경우가 있는걸요. 그것은 우리의 기록이 미미하기 때문이고 일본과 중국등의 침략을 막아내지 못하고 자료를 소실한 죄겠죠. 고대는 그렇지 않지만 현대 문명의 발전이 서양을 중심으로 변화해 온것도 사실이긴 하니까. 학문도 그렇구요. 외국의 심리학이나 철학, 역사등의 책을 접하게 되면 전부 외국 위주인데 우린 뭐했나 싶기도 하고, 뭔가 했던 기록도 없는 마당에 어쩔 수 없는 거죠.
세계사 까막눈인 사람들은 한번 읽어볼 만합니다. 한 시대의 역사만 단편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후자에 가깝습니다. 근대사에 대해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 좀 알고 있고, 삼국지를 좋아하다가 춘추전국시대를 알게 되었지만 전체적인 부분은 잘 모르거든요. 개념도 없고. 부분적인 역사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대략적으롸도 개념을 알고 있을때와 아닐때의 차이는 상당합니다.
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만한 책입니다. 역사를 알면 현재가 보이거든요. 현대사 특히 세계대전사에 흥미를 가져보세요. 현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