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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다는 것 - 비우고 나면 열리는 새로운 문 ㅣ 파스텔 그림책 10
다다 아야노 지음, 고향옥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책만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표지가 예쁘다.
작은 커피잔에 꽃이 가득히 담겨있다.
그 잔은 풀들에 둘러쌓여있다.
어떤 사연이 있는 잔일까.
표지에 끌려서 읽게된 책이다.
아이에게 작가는 어떨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작가는 어떤 면이 특별해야 할까.
이 짧은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에 잠겼다.
채운다는 것.
작가의 생각은 무엇이였을까.
작은 잔이 느끼는 존재감일까.
자연스럽게 잔이 느끼는 감정이 나에게 전해지는 듯 하다.
나는 어떤 존재일까.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성인을 위한 그림책인 것 같다.
그림책이 어떤 대상을 지향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내 마음에 무엇을 채울까.
아니면, 무엇을 덜어낼까.
얼마전 같은 회사를 다녔던 언니를 오랜만에 만났다.
10년이상 지나 만났는데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그 언니가 물었다.
일이랑 아이 말고 넌 뭘 하고 싶냐고.
대답할 수 없었다.
누군가 그런 질문을 하면 답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일은 점점 해야하니 하는 대상이 되어가고, 아이는 내 마음 속에 90% 이상 차지하는 것 같고, 나머지 5% 남짓 무엇이 있을까 싶었다.
내 마음에 가득찬 아이에 대한 생각이 점점 줄어들텐데, 줄어들어야 할텐데, 그때는 어떤 마음일까.
책 속의 잔이 더이상 차를 담는 역할을 못할 때 슬퍼한 것처럼 나도 슬플까.
책 속의 잔처럼 자신에게 담겨지는 것들에 대해, 자신의 변화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까.
아직 먼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현실감이 전혀 없다.
아이가 없던 시절에는 나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아이가 들어오면서 나의 인생을 꽉 채워버렸다.
책을 읽으면서도 아이와 연결하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나보다 싶다.
채운다는 것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빈둥지증후군이 먼저 떠올랐으니 말이다.
엄마라면 당연한걸까.
내가 비워두면 무엇인가 담을 수 있을거라는 메세지가 느껴지는 표지이다.
너무 채워두지 말고 너무 채우려 애쓰지도 말고 여유있게.
참 여유가 없는 타입인데, 나이가 들면서 그럴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