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유일한 바깥이거든요. 꿈은.” (p.69)SF가 이렇게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울 수가 있나요? 여기는 신체를 강화하고 우주 곳곳을 다니는 것이 가능해진 미래의 세상. 신체 강화 수술을 받지 않은 ‘오가닉’의 작품만을 인정하는 예술계 때문에 천재 화가 ‘소카’는 폐 질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고로 인해 ‘흑백증’을 앓는 화자 ‘뤽셀레’는 신체 강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소카의 저택에 청소부로 고용됩니다. 색을 잃은 뤽셀레와 예민한 예술가 소카는 질문을 통해 서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결핍과 진실을 마주합니다.“저 아득한 시간 속에서 하필 우리가 지금 함께 있는 건, 사실 엄청난 확률인 거지. 당신은 운이 좋아.” (p.45)‘그 풍경을 꼼짝없이 오래 응시했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을. 또 나를 하필 지금 이곳에 있게 한 모든 확률을.’ (p.227)따스하고 아름다워서 다가오는 겨울에 읽기 좋은 뤽셀레와 소카의 쌍방 구원 서사는,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가진 결핍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요.<빛의 조각들>은 밀리의서재 별점 4.7의 믿고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옥토 작가의 아름다운 표지에다, 종이책에만 ‘외전’인 <물거품 씨에 대하여>가 실려있답니다. 그러니 꼭 실물 종이책으로 만나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