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으로 떠오르기 세리프
캐슬린 제이미 지음, 고정아 옮김 / 빛소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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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시간이 나선형이라고 한다, 결국엔 출발한 곳으로 돌아온다고, 멀리 떨어진 사건들이 서로 가까워질 수 있다고.” (p.220)

빛소굴 세계산문선 ’세리프‘의 세 번째 도서 <표면으로 떠오르기>는 스코틀랜드의 마카르Makar(스코틀랜드 국가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캐슬린 제이미의 글입니다. 작가의 전작 <시선들>이 자연과 고고학적 유물들에 대한 고요하고 아름다운 산문이었다면, <표면으로 떠오르기>에서는 아마추어 고고학자로서의 발견과 나이 들어가는 인간으로서의 상실이 눈에 띄어요.

작가의 글쓰기는 정치적으로 혼란했던 중국-티베트의 긴장감, 유물 발굴 현장에서 파낸 과거의 잔재들, 저물어가는 알래스카 마을의 주민들, 세월이 지나 되돌아보는 가족들을 기억에서 다시 건져올려 ‘표면으로 떠올리는(surfacing)’ 과정입니다. 변화하는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노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저 또한 잊혀진 것들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동굴 입구에서 너는 자연의 순환에 따라 언젠가 얼음이 돌아올지, 아니면 인류세를 만든 우리가 돌이킬 수 없이 멀리 간 것인지 생각해 본다. 하지만 누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 종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짐작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머리를 박살낼 돌멩이 하나-그것은 이해한다.’ (p.14)


•빛소굴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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