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제목부터 신기한 이 책은 독특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작가 정지돈의 연작 소설집입니다. ‘모빌리티’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파리와 서울에서 이동하는 인간들의 ‘이동’이 가져오는 사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열차와 비행기를 타고 도시를 건너 이동할 수 있으며, 도시의 거리에는 공유 킥보드와 자전거가 가득한 세상이죠. 책에는 이동이란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이고 계급 문제일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어요.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형식과 구조의 이동이 자유롭고(p.220), 동시대는 어느 때보다 구조와 형식이 빠르게 이동한다(p.221)’는 작가의 말처럼 자유로운 형식의 소설집이라서 더 낯설게 느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현대의 예술 작품은 종종 난해하고 끊임없는 의문을 자아냅니다. 저에겐 이 책도 그랬어요. 하지만 현대 미술이 어렵다고 피하기만 할 수는 없듯, 정지돈 작가의 신작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 문학을 만나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