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아직 읽지 못한 책도 많은데’라는 쪽지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자립준비청년이 있었습니다. 만 18세가 되어 보육원을 퇴소하고 받은 지원금 700만원을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로 쓰고 난 뒤 금전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던 청년이었습니다.⠀아동복지시설에 사는 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 시설에서 나와 소액의 지원금을 가지고 자립을 해야만 합니다. <안녕, 열여덟 어른>은 그 돈으로 거주지를 마련하고 직장이나 대학교에 들어가 사회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열여덟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거쳐가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 힘든 아동기, 혹여나 복지시설에 사는 것이 들킬까 전전긍긍하는 청소년 시절을 거쳐 힘들게 자립을 하더라도 이들에게는 재정이나 진로를 상담할 가족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미디어에서 악하거나 약하게 다뤄지는 ‘고아’ 캐릭터를 포함해 사회에서 받는 편견은 말할 것도 없고요.⠀“자립준비청년은 실수하면 혼나고, 말을 잘 듣고 성취를 해내야 칭찬받는, 실패에 엄격한 환경에서 자랐다. 잘하든 못하든 칭찬하고 감싸 주는 세상에서 살았다면 좀 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p.224)"⠀열여덟 어른 프로젝트는 매년 2500명 정도인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실패해도 괜찮다’는 메세지를 줍니다. 벌써 시즌3을 맞이한 ‘열여덟 어른’ 시즌3에서는 자립준비청년 캠페이너들이 여러 문제들을 탐구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그러나 과오를 일반화하여 아동보호시설 전체의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해 오랜 시간 정부는 물론 얼론, 대중들까지 지원은커녕 관심과 응원도 많지 않았다. 특히 정부는 이제 와서 책임을 현장 시설에 미뤄서는 안된다. 누구보다 먼저 들여다보고 지원을 강화하고 정책을 마련했어야 했단 정부가 남 일처럼 문제를 지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p.187)"⠀사회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는 것인 당연한 권리임에도 ‘고밍아웃(고아+커밍아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립준비청년들이 스스로 도움을 청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리뷰로 다시 전달해 드립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여러 캠페인을 살펴보고 소액이나마 기부를 하며 책장을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