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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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서클의 단발머리 후배를 짝사랑하는 '나'는 영 숫기가 없어서 고백은 못하지만, 최대한 검은 단발머리 여학생 눈 앞에서 알짱거리는 방법(일명 '최눈알')을 쓰고 있다. 덕분에 여기저기를 누비는 그녀의 뒤를 쫓다가 온갖 사건에 함께(그녀가 몰라줄 뿐...) 휘말리게 된다.

'나'의 짝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마주칠 때마다 '아, 선배, 또 만났네요' 인사하는 그녀는 누구에게나 상냥하지만 엉뚱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바람에 굉장히 독특한 사람들과 엮인다. 그녀는 술고래이기도 하고 꽤나 씩씩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본토초에서 낮에는 고리대금업자지만 밤에는 좋은 할아버지(?)인 이백과 그녀가 술로 대결을 하는 봄의 밤, 그녀가 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책을 찾기 위해 헌책 시장을 누비다 책을 걸고 불냄비 먹기 대결에 참가하는 '나'의 여름 이야기, 우연히 그녀와 연극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는 가을 학교 축제, 감기가 돌아 모두가 고생하는 가운데 그녀만이 건강하게 여러 사람들의 병문안을 다니는 겨울의 동짓날 밤.. 이렇게 사계절을 꼬박 이어나간 '나'의 짝사랑의 결말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남편과 내가 별을 다섯 개 주면서 킬킬대고 읽은 청춘 판타지 연애소설이었다. 잔걱정과 잡생각이 많아 차마 그녀에게 직진으로 고백하지 못하면서도, 그녀의 곁에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기 위해 온갖 고난(?)에 뛰어드는 '나'가 어찌나 귀엽고 짠한지! 언제나 새로운 일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주변 인물들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우정을 쌓아나가는 '그녀'의 사고방식은 어찌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지! 이 소설, 정말 엉망진창으로 재미있고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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