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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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자연 속에 있는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상상, 통유리창을 통해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시골 북스테이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여는 상상, 바쁜 삶에서 잠시 벗어나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상상을 소설 속에서 이루어주는 <책들의 부엌>을 읽었다.

소양리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는 소양리 북스 키친은 2층으로 된 네 개의 동이 가운데 있는 유리 식물원을 향해 연결되는, 십자 모양의 북카페+북스테이의 복합 공간이다. 운영하던 스타트업이 다른 회사에 인수되고 공허함을 느끼던 유진은 우연한 기회에 소양리로 내려와 북스테이를 열게 된다.

소설은 매화가 피고 소양리 북스 키친이 막 오픈한 봄에 시작해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에 마무리가 되면서 소양리 북스 키친의 첫 한 해를 담고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아이돌 다인, 앞만 보고 최단 경로를 달려온 변호사 소희와 같은 사람들이 여기 머물며 다친 마음을 쉬게 하고 새 출발을 위한 힘을 얻어간다.

소양리 북스 키친의 분위기 맛보기:
유진이 제일 먼저 눈을 떴다. 북 카페에서 드립 커피를 내렸고, 어제 매니저가 사온 시나몬 롤빵을 몇 조각으로 자른 뒤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접시를 꺼내자, 특유의 시나몬 향이 재즈 음악처럼 여유롭게 퍼져나갔다. 따스해진 롤빵은 슈거 파우더와 어우러져 촉촉하고 달콤했다. (p.53)

이 소설은 꿈꾸는 것같이 아름다운 사계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문에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소양리 북스 키친 그리고 이곳에 다녀가는 리플리 증후군을 겪는 동창과 가업을 이어야 하는 재벌 3세 청년, 가족같은 분위기의 북스테이 스태프들..

하지만 이 완벽한 아름다움이 주는 비현실성에서 나는 오히려 현실을 잊고 해피엔딩이 주는 평온을 누릴 수 있었다. 때로는 그런 소설이 필요한 법이다. 두 편의 에필로그까지 달콤했던, 잠시나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꿈에 그릴 법한 행복을 맛보게 해주는 <소양리 북스 키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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