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B. A. 패리스 지음, 박설영 옮김 / 모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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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만 만나는 연애를 해오던 앨리스는 연인 레오가 '보안이 철저해서 마음에 든다'는 고급 주택 단지로 이사를 한다. 앨리스는 주민들에게 다가가기도 힘들고 자꾸 이상한 느낌을 주는 새 집이 영 별로지만 집들이 파티를 열고 이웃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한다.

이웃을 가장해 파티에 들른 남자의 알 수 없는 정체에 혼란스러운 와중에 앨리스는 남자친구 레오가 이 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숨기고 집을 계약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집의 2층에서 테라피스트 니나 맥스웰이 남편 올리버에게 살해당했던 것이다.

"잘못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도슨 씨. 여기가 니나 맥스웰이 살던 집입니다." 그가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 죽은 곳이죠." (p.75)

이웃 주민들은 모두 자살해버린 니나의 남편 올리버가 범인이라고 믿지만 앨리스에게 찾아온 사립 탐정은 이 사건의 진범을 찾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사건을 조사할수록 앨리스는 이웃들이 의심스럽고, 숨기는 것이 많은 남자친구 레오마저 믿을 수 없게 된다.

'당신 정체가 뭐야, 레오? 왜 당신이 거짓말할 거라는 걸 꿈에도 몰랐을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왜 서랍 아래에 열쇠를 붙여놓은 거야? 내가 숨기고 있는 게 뭐야?' (p.159)

B. A. 패리스의 #비하인드도어 읽을 때에는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악당에게서 벗어나는 과정을 스릴 넘치게 지켜보았다. 이번 소설에서는 '누가 범인인지' 찾아내는 과정을 즐길 수 있었다.

소설 속에서 단서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머릿속에서 용의자를 계속 바꾸게 되는데, 소설이 끝나갈 무렵에 범인이 등장할 때에는 작가가 준 힌트들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추리한 내 자신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이것이 작가가 독자들에게 바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고 사건을 스스로 추리하는 앨리스의 입장이 되어보는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서늘함과 배신감,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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