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만 만나는 연애를 해오던 앨리스는 연인 레오가 '보안이 철저해서 마음에 든다'는 고급 주택 단지로 이사를 한다. 앨리스는 주민들에게 다가가기도 힘들고 자꾸 이상한 느낌을 주는 새 집이 영 별로지만 집들이 파티를 열고 이웃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한다.⠀이웃을 가장해 파티에 들른 남자의 알 수 없는 정체에 혼란스러운 와중에 앨리스는 남자친구 레오가 이 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숨기고 집을 계약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집의 2층에서 테라피스트 니나 맥스웰이 남편 올리버에게 살해당했던 것이다.⠀"잘못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도슨 씨. 여기가 니나 맥스웰이 살던 집입니다." 그가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 죽은 곳이죠." (p.75)⠀이웃 주민들은 모두 자살해버린 니나의 남편 올리버가 범인이라고 믿지만 앨리스에게 찾아온 사립 탐정은 이 사건의 진범을 찾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사건을 조사할수록 앨리스는 이웃들이 의심스럽고, 숨기는 것이 많은 남자친구 레오마저 믿을 수 없게 된다.⠀'당신 정체가 뭐야, 레오? 왜 당신이 거짓말할 거라는 걸 꿈에도 몰랐을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왜 서랍 아래에 열쇠를 붙여놓은 거야? 내가 숨기고 있는 게 뭐야?' (p.159)⠀ B. A. 패리스의 #비하인드도어 읽을 때에는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악당에게서 벗어나는 과정을 스릴 넘치게 지켜보았다. 이번 소설에서는 '누가 범인인지' 찾아내는 과정을 즐길 수 있었다.⠀소설 속에서 단서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머릿속에서 용의자를 계속 바꾸게 되는데, 소설이 끝나갈 무렵에 범인이 등장할 때에는 작가가 준 힌트들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추리한 내 자신에 어처구니가 없었다..⠀하지만 '이것이 작가가 독자들에게 바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고 사건을 스스로 추리하는 앨리스의 입장이 되어보는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서늘함과 배신감,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