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포기한 다운증후군 동생을 돌보느라 삶에 지친 여자 그레이스는 동생 밀리와 공원에 나갔다가 동생과 왈츠를 함께 춰준 남자 잭 에인절과 만나 갑자기 결혼하게 된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아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인 잭은 잘생긴 외모에 훌륭한 직업, 사랑하는 아내의 동생 밀리까지 평생 책임 지겠다고 약속한 완벽한 남자다.⠀결혼식 당일, 들러리를 서기로 했던 동생이 계단에서 구르는 일이 일어난다. 그레이스는 동생을 병원에 보내고 울며 결혼식을 마친 후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간다. 그런데 첫날 밤에 남편이 사라지고.. 연락이 끊겼던 남편에게서 도착한 문자는..'그렇게 신경질적으로 굴지 마. 당신한테 안 어울려. 일이 좀 생겼어. 아침에 봐.' (p.79)⠀잔인하고 냉정한 말투에 놀란 그레이스의 앞에 나타난 남편은 더이상 결혼식 전에 그녀가 알던 사람이 아닌,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가정폭력을 가해 어머니를 죽게 만든 사이코패스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정신병으로 헛소리 하는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변호사 남편'이라는 잭의 거짓말에 보탬이 될 뿐.남편이 진정 괴롭히고 싶어하는 대상이 여동생 밀리라는 것을 알게 된 그레이스. 하지만 남편의 치밀한 계획으로 수중에 돈도, 휴대전화조차 없는 그녀는 남편이 선물한 아름다운 집의 창살과 지하실에 갇혀서 남편이 요구하는 것들을 수행하지 못할 때마다 굶거나 기숙학교에 있는 동생과 주말에 만나지 못하는 벌을 받는다. ⠀하루하루가 무기력해지는 그레이스에게 탈출의 가능성을 열어준 건 그녀가 삶을 바쳐 돌봤던 동생 밀리. 추리소설 읽는 취미를 가진 밀리는 결혼식 당일 잭이 계단에서 밀었던 사건을 계기로 언니와 자신을 악마로부터 구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준비한 계획을 털어놓고, 그레이스는 한 번 뿐인 그 기회를 잡아야만 한다.이 소설의 재미는 몇 번이고 좌절했던 그레이스가 이를 악물고 끝까지 버텨서 이겨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데에서 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하는 여성들의 연대도. 남편은 정말 재미있게 읽고 식사 때마다 영화로 얼른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이미 영화 및 드라마화 확정) 흥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