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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건축 - 건축가에게 꼭 필요한 고민과 실천의 기록들
국형걸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귀촌을 해서 40년된 마을 창고를 리모델링한 경험이 있다. 전직이었던 SW개발자로 살면서 주말마다 목조주택 시공 현장을 다녔다. 그렇게 나름 고되게 배운 건축이었다. 배운 것에 여러 정보들을 더해 스케치업으로 설계를 완성하고, 주변 목수들을 섭외하고 외국인 노동자의 도움으로 봄의 끝자락부터 늦가을까지. 최소한 이주를 해서 살 수 있을 정도로 만드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었다. 아내는 다시는, 절대로 건축을 하지 않겠다고 외쳤지만 나는 또 다른 건축의 꿈이 있다.
첫 건축의 아쉬움을, 부족함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_ 새로운 재료와 시공방법이 늘 궁금해서 관심을 둔다. 그렇게 만나게 된 책이 국형걸 교수의 <요즈음 건축>이다.
책장을 넘기며 "라떼~"라는 말이 자꾸 나온다.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저자는 막힘없이 우리나라 건축의 현실을 진단한다. 하는 말이 조목조목 맞아 떨어져 더 라떼의 과거가 오버랩된다. 그리고 아직도 대다수의 건축 현장의 현실은 라떼가 아니라 지금이다.
특히 우리나라 보수 정권이 랜드마크 건축을 지향해 그지역 외의 소외를 낳고, 디자인이 문화 사대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반면 진보 정권은 가치 재발견을 통해 도시 재생을 지향했으나 아직 미미한 부분이 많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건축은 어떤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그 질문에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 책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3부 새로움, 4부 조화로움을 찾아 변화하는 건축의 오늘과 내일을 그려본다.
이해를 돕는 사진들이 풍요롭게 담겨있어 재밌게 눈으로 읽혔다. 파렛트 실험, 모듈 구조물, 건축재의 다변화, 친환경 구조물, 자유로운 조경에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고, 개성과 감성의 공간 바 인테리어, 교실의 변화, 40년된 빌라의 변신, 자연을 닮은 펜션에서 조화로움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건축을 전공하는 젊은 이들에게 필요한 설계 노하우나 공모전의 명암까지. 다소 시그니컬하지만 섬세하게! 저자의 건축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