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95
장 피에르 모리 지음 / 시공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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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로 유명한, 17세기 유럽의 불경한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 시공사의 디스커버리 총서 시리즈 중 하나로 나온 <갈릴레오-불경한 천문학자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책이다.

종교재판장에서 사람들의 강요에 의해 '네, 지구가 중심에 있고 태양이 그 주위를 돕니다'라고 거짓 고백을 하고 돌아선 뒤, 혼자 조용히 '아이 씨.. 그래도 지구는 돈다니깐' 라고 혼자 투덜거린,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갈릴레오에 대한 이야기는 그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갈릴레오...>를 읽다 보면, 그가 어떠한 계기로 지구의 운동에 확신을 가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애초 대학의 교수였던 그는, 과학의 가설에 대해 경험과 실증을 통한 증명을 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하여, 망원경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접하고는, 혼자 렌즈를 깎아 완성, 결국 금성,달,태양,목성의 진면목을 인류 최초로 바라 보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그와 함께, 그의 연구결과들이, 구교 세력에 의해 얼마나 '우습게' 왜곡되고 탄압 받았는지도 여실히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망원경을 통해 목성의 위성을 발견한 갈릴레오가 그 결과를 발표하자 기존의 천동설을 지지하는 수도사와 학자들은 '목성의 위성은 존재할 수 없다. 하늘에는 움직이는 물체 즉 태양, 달, 맨눈으로 보이는 다섯개의 행성이 일곱개 이상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그 이유는 일곱 가지의 큰 죄가 있고, 일 주일에는 7일이 있고 세계의 7대 불가사의가 있고 이집트에 내린 일곱 가지 재앙이 있는 것과 동일하다'..믿기 힘들겠지만 이런 식이었다)

1609년 부터 1633년까지 갈릴레오의 발견과 탄압, 그리고 최후의 재판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이야기하듯이 풀어가는 [갈릴레오..]는 재미있다. 그리고 갈릴레오를 단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한 사람이라고만 아는 분들께는, 그가 현대 물리학에 대한 최초의 정리를 시도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유익할 듯 싶다.

한 가지 흠이라면,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전체적으로 보이는 텍스트와 그림자료의 편집이 이 책에서도 여전히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갈릴레오..>는 400년 전, 유럽을 통째로 뒤흔들었던, 그렇기에 '불경'할 수 밖에 없었던 한 천문학자를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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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시크리트 파일
안영식.코지마 토시히코.조경수 외 13인 지음 / 시공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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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쉽게 구입하게 되지만, 이 책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애초에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크리트 파일'이란 것이 말 그대로 '이런저런 뒷 이야기' 정도라는 것을 파악하는 순간, 기대는 무너지고 분노는 치솟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별 효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꽤 많은 집필자들, 그것도 애니메이션 이런 저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해주는 이야기는 그런데로 귀를 기울일만 하기 때문이다. (머리 속에 담아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 볼만한 것들은 정작 본문 내용이 아니고, 본문 사이사이 '부록' 혹은 '쉬어가는 코너' 형식으로 삽입된 각종 데이터들이다. 가볍게는 한국,미국,일본에서의 애니메이션 개봉작들의 역대 흥행 스코어는 봐둘만 하고, 각종 애니메이션 관련 매니아 풍의 사이트를 소개해준 것 역시, 도움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 이외에는, 굳이 이렇게 책을 사 볼 필요도 없이, 이런 저런 애니메이션 사이트를 돌아다니면 비슷한 내용과 수준의 글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남고 시간도 남는 분들이 읽을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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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제작기법의 모든 것
리차드 테일러 지음, 한창완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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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총 천연색 컬러로 인쇄된 이 책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들에 대한 설명에서 시작하여, 포스트 프로덕션에 대한 정리까지 해주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셀 애니메이션부터 컴퓨터 애니메이션까지, 지금까지 꽤 알려진 제작 기법들을 총망라하고 있고, 애니메이션 촬영에 필요한 도구와 기자재에 대한 설명 역시 잊지 않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을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방법은, 바로 '로스트럼 카메라' 제작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즉 애니메이션에 필요한 촬영'대'의 제작과 카메라 부착 등,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로스트럼 카메라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이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목표 혹은 대상은 학교나 학원과 같은 전문 교육 기관이 아닌, 애니메이션 제작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제작의 전반적 과정에 대해 상세히 소개함이다.

그러한 목표는 잘 맞아 떨어져서, 보기 좋은 편집과 컬러 인쇄와 함께,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비싼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하나 정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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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
닛케이BP사 기술연구부 엮음, 성하묵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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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즉 소위 말하는 저패니메이션이 어떻게 하여 현재와 같은 위치에 올라설 수 있는지,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별 작품 혹은 작품 리퓨, 그리고 오타쿠적인 매거진 형태로 이어지던 수 많은 저패니메이션 관련 서적들을 생각할 때, 전문성 있는 일본 자료를 바탕으로 그 산업 기반과 방법에 대해 설명한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거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잖아' 라는 생각들이다. 이 책은 사실 그렇게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특히나 영화나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을 하거나 혹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되풀이 하고 있다.

해외 판촉, 케이블과의 연계, 디지털로의 변환, 테마파크 사업 등등은 이미 국내에서도 충분히 논의 되고 또 실험되고, 시도되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저패니메이션의 성공 비밀' 같은 것을 담고 있지 않다. 다만,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비밀'들이 어떻게 꾸준하고 또 체계적으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보여 줄 뿐이다. 즉, 지속적 투자와 관심, 그리고 산업적 마인드가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말했듯이, 영화나 애니메이션 관련 직종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발견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알고 있는 내용을 재삼 확인하고 그리하여 마음을 다 잡고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알면서도 왜 못하는가'라는 의문을 재확인 하는데에는 유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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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일본사 하룻밤 시리즈
카와이 아츠시 지음, 원지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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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많은 '한권으로 읽는' 시리즈에 일본사가 등장하였다. 이 책은 중간 아무 곳이나 잡고 펼치는 순간 '어'하고 놀랄 정도로 참신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일반 역사적 구분의 틀 속에서, 대체로 순차적 시간에 따른 역사적 주요 사건이나 현상들에 대해 단편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많은 그림과 도표를 제시하며 본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하는 시도는 역사 관련 서적에 있어서 보기 드문 '결단'인듯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상당히 '졸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먼저, 이 책을 서술하는 작가의 전문성의 부재는 물론이고 역사관 자체에 문제가 있는 듯 하다. 특히나 현대에 대한 서술 부분에서 일본의 중국 침략 과정에 대해 '어부지리로 세계의 대국이 된 일본'이라는 제목을 달며 1차 대전 과정에서의 자본의 축적에 대해 '좋게 말하면 어부지리 나쁜집 말하면 불난 집에서 물건 가져 오기' 라고 말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조금 읽기 쉬우며 전문성도 포함한 책을 찾는 분들께는 옛오늘에서 나온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추천한다)

그것은 비단 현대사 부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고대사 부터 계속하여 문제를 보이고 있고, 특히나 학계에서 사료적 가치를 그다지 인정하고 있지 않은 <일본서기>에 대해서 '좀 문제가 있다'는 투로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하여 언급하며 거론하는 태도는, 역사를 공부한 사람으로서의 양심 마저 의심케 한다.

그러한 사관의 문제를 떠나서도, 이 책은 또 하나의 '수능 참고서'를 보는 느낌을 가지게 만든다. 즉, 한 장에 하나의 사건 혹은 현상을 나열하고, 마지막에 정리하는 '키 포인트'를 마련하고 또 본문 중간 중간에 본문 내용을 도표화한 (그것이 고등학교 참고서 암기용 도표와 뭐가 다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것은 아무리 봐도 이 책의 서술 의도를 의심케 한다.

중앙 M&B의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는 일본사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닌 '암기' 혹은 '파악'을 위해 적당한 책인 듯 싶다. 획기적인 기획의도나 편집 결정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고 하나의 역사서로서 가지는 가치는 100점 만점에 10점 정도 줘도 .. 조금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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