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만으로 책을 사던 때도 있었는데.. 이번엔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고도, 책소개를 보고도 다른 책들(정확히 애거서 크리스티전집 10여권)에 밀려있다가 이제서야 읽게되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읽었다고는 하지만 다 읽은 뒤에도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읽었나라는 후회나 미친듯이 재밌다는 감상은 전혀 없었다.. 그냥 그렇구나..라는 정도?

띠지의 "비정규직이 비정한 현실에 던지는 돌직구!"라는데 딱히 그런 느낌도 들지않고,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말로와 비교하더니만 필립 말로의 발톱의 때만큼도 매력적이지 않을 뿐더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탐정캐릭터인 가가형사나 갈릴레오탐정이라 불리는 유가와와 비교해봐도 딱히 인상적이지 않은 비정규직 교사인 "나"였다..

 

교사로서의 사명도 없고 단지 추리소설작가로서의 시간확보에 좋은 직업이라는 이유로 교사를 하고있는 "나"가 사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열혈교사임에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 특징이랄까? 사실 비정규직이면서 회사에 대한 애착심이 없는 듯 행동하는 만능비정규직이었던 "직장의 신" 속 미스김이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동료를 아꼈던 것처럼  교사로서의 자부심이 없다없다하지만 비정규직 교사임에도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으로 어린 학생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을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던 "나"를 보며 "여왕의 교실" 속 마선생님이 생각하며 읽게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라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지 않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건자체의 해결이나 동기도 "헉!!"소리가 날만큼 인상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야기에 빨려들어갈 만큼 긴장감이 있는 얘기도 아니다보니 그냥 누군 추리단편집이라는 느낌만들 뿐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야!!"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 책이었다..

  

제1장 6×3  : 한 여교사의 살인사건과 왕따문제를 결합한 이야기로, 일본어를 모르니 너무나도

                  간단한 힌트임에도 답을 말하기전까진 무슨 의미인질 몰랐을 뿐 정말 간단한 사건;;


제2장 1/64  : "나"가 사실은 좋은 교사라는 걸 확실하게 알려준 이야기이긴한데,, 재미는 없다..

 
제3장 10×5+5+1  : 수식의 의미를 알아채는 건 금방이다.. 근데 사건의 진실이 조금 잔인하다.

 
제4장 우라콘  :  자살시도를 한 소녀의 이야기를 토대로 비정한 현실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비정한 현실보다는 철없는 애들의 장난으로만 보일 뿐이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

                       한순간에 용서할 수 있을까싶을 정도였다..


제5장 무토타토(ムトタト) : 이것도 일본어를 알아야 힌트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냥 그렇다,,

 

제6장 신(神)의 물  :  이것도 일본어, 사실 일본어라기보단 한자를 이용한 힌트풀기식의 이야기..

                             
방화범을 찾아라, 유령이 건 전화 

-  얘네는 왜 "제 몇장" 이런 식으로 제목이 안달렸나 했더니 주인공이 "나"에서 어느새 초등학생으로  바뀌어있었다..초등학생이 탐정이다보니(코난은 초등학생이지만 사실은 인정받던 고등학생탐정인 남도일이 약을 먹고 초등학생의 신체를 가지게 된 것이고, 그러다보니 일반 초등학생과는 달리 어려운 사건도 척척 해결하지만;;;) 사건자체도 심각하지 않고, 추리라고 느껴지는 것도 딱히 없다는게 특징이다..

 

이렇게 8편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그냥 시간때우기용으로 술렁술렁 읽기에는 무난했지만 재밌다고 하기도 그렇고, 인상적이라고도 하기 그랬다.. 그냥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었구나라는 느낌밖에는 없을 뿐더러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중에서도 가장 별로였던 "새벽거리에서"보다도 더 재미가 없던 책이었다.. 그리고나서 다른 분이 남긴 글에서 "초등학생 대상으로 쓴 소설"이라는 단어를 보니 이 책을 읽으며 느낀 내 감정이 순식간에 이해가 갔다.. 정말로 초등학생(요즘 초등학생들의 수준이 어떤지 잘 모르긴하지만..)들이 추리소설에 처음 입문할 때 이 정도의 이야기를 읽으면 딱 좋을 건 같았지만 나한테는 정말 매력이 없던 책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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