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예쁜 제목의 책이었다.. 양갈래 머리를 한 소녀의 뒷모습에 어우러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라는 파란색의 제목은 왠지 희망적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냥 예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책이다보니 바로 손이 가는 표지였다.. 예쁜 표지를 벗기고 나면 은색의 표지에 카밀라라는 글씨도 한껏 기대감을 높여주는 책이었다.. 그러다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슬프면서도 어쩐지 모를 아름다움도 느껴지는 책이었다..

 

아침프로에 가끔씩 나오는, 외국으로 입양보내진 한국말을 못하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겉모습만 한국인인 사람들을 보며 나의 부모님께 감사함을 느끼고, 나의 환경에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나마 자신의 부모를 찾기 위해 방송에 나온 그 분들은 좋은 곳으로 입양을 가서 사랑을 받고 자라 친부모를 찾기 위해 나온 것이지만, 때론 버려진 것만으로도 부족해 더욱 나쁜 환경에서 자라 부모를 찾을 여건도 안되는 경우도 많기에 평범한 집에서 평범하게 자란 내 모습은 정말로 감사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런 점에서 카밀라는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 자신의 뿌리를 알기위해 친부모를 찾으려는 입양아로 그나마 나은 상황에 처해진 입양아였다고도 할 수 있다..

 

자신들의 이기심에 의해 카밀라의 존재를 지워버리려 하는 사람들을 만나기전까진, 존재자체를 지워버리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제대로 된 자신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조차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도,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무언가도 무너져 버렸다.. 만약 카밀라가 그저 카밀라로만 남았더라면,,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졌겠지만 그래도 평온한 삶을 살진 않았을까? 내가 그녀의 입장이 될 수 없기에 어떤 것이 그녀에게 좋은 것인진 모르겠지만, 여러사람의 이기심에 의해 무너져 버린 한 소녀의 삶은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덮는 순간 다시보게된, 희망적으로 보이기만 했던 양갈래로 머리를 땋은 한 소녀의 모습은 어쩐지 쓸쓸하기 그지 없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없이 안쓰러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