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 / 문학사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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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하루키의 이름만보고 산 책이다..소설X아트, 하루키 문학과 일러스트의 만남이라는 소개를 보았지만, "버전업"이라는 말도 보았지만 딱히 그런 설명을 고려해서 책을 산게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한권한권 모으는게 취미다 보니 하루키의 신간이라고만 생각하곤 구매한 책이었다..

그렇게 산 책을 시험을 위해 두어달간 한 켠에 치워두었다가 겨우 읽게 되었는데 왠걸.. 읽었던 이야기다..

그것도 장편이 아닌 단편으로 어떤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한 여자가 잠이 오지 않아 예전에 읽은 안나 카레니나를 읽기 시작하고, 며칠을 잠을 자지 않으며 안나 카레니라란 책을 탐닉하던 이야기... 어디선가 분명히 읽은 단편인데 싶어 집에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을 한권한권 모조리 살핀 후에야 "TV피플"에 실려있던 단편이라는 걸 알아냈다..

진작 여기 남겨진 100자평을 먼저 봤더라면 직접 찾아볼 필요없이 알 수 있었을텐데.. 덕분에 10여권의 단편집의 목차를 모조리 훑어보며 이전에 읽었던 이야기를 잠시나마 되새길 수 있었다는 점이 좋긴 했지만,, 그래도 직접 찾는데 걸린 시간이 약간 아깝다 싶긴하다..

"TV피플"속의 <잠>이 아무런 글이 없는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잠>이라는 단편에 독일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곁들여져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는게 차이이다..

하루키의 말로는 버전업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읽는 책은 번역본이다 보니 솔직히 이전의 작품과 요번에 읽은 책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다.. 만약 두 권의 책을 놓고 한줄한줄 비교해본다면 번역의 차이와 더불어 달라진 부분을 알아차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수고를 하기엔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보니 패스!!

그냥 <밤의 원숭이>부터 시작해서 가장 최근인 작년 여름 5권의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에세이에서 만날 수 있었던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그림과는 다른,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의 오하시 아유미의 그림과도 또 다른 느낌의 일러스트와 하루키의 만남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같은 책이다,,

다른 분의 100자평에서 보듯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두껍고 좋은 종이질에, 불과 100여쪽의 이야기를 양장본으로 만들어 기존의 작품을 14,000원이나 되는 가격에 판매하는걸 상술이라고 보면 상술이지만..

하나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완성되기도 하지만 때론 다른 사람의 그림이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주다보니, 이런 책을 출간하는 것 자체를 상술이라고만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신간이라고만 알고 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이야기를 속아서 샀다는 느낌보다는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 나같은 경우에는 이 책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책값이 비싼건 사실이지만..)

<잠>에서 느껴지는 여자 주인공의 심정을 그림을 통해서 조금 더 들여볼 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인가?

활자로만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다보니 새롭게 한 편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도 들고, 누군가의 상상력을 직접 볼 수 있다보니 내 상상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그래서 책을 산 것 자체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럽지는 않다..


다만.. "TV피플"을 읽을 때면 TV피플의 모습을 늘 상상해보기는 하지만, 어떤 삽화로 보는게 아니라 단순히 나의 상상에 불과하다보니 누군가의 상상으로 그려진 TV피플을 직접 한 번 보고 싶은 느낌이 많았는데 이 책이 "TV피플"의 단편 전부를 모아서 카트 멘쉬크의 그림과 더불어 출간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더라면 조금더 두툼한 느낌에, 김난주씨의 번역에서 양윤옥씨의 번역으로 새롭게 하루키의 글을 읽는 느낌을 톡톡히 느끼면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하루키의 책을 읽고 느낀 그림을 표현한 그림을 시각적으로 보면서 내가 느낀 느낌과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을텐데..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책이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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