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 개정판
팀 버튼 지음, 임상훈 옮김 / 새터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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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시립미술관에서 있던 팀버튼 전시회를 갔다왔더니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본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4년전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팀버튼이라는 이름을 보고서는 바로 빌려서 읽고서는 독특하다라는 느낌을 받고는 조만간 책을 사야지 싶었는데 그게 4년이 지났고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전시회를 보니 지금이야말로 책을 사야할 때라고 느끼고 찾아보니 개정판이 출시되어 있었다.. 이왕이면 개정판이 나오기전에 샀더라면 개정판과 구판 모두 소장할 수 있었을텐데 약간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나마 산게 다행이다 싶다..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란 책은 짧은 메모같은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단편집같은 책이다..

4년전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리뷰를 찾아보니,,

"팀버튼 감독의 책이라? 팀 버튼감독이라면 조니 뎁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 <스위니 토드>,<가위손>은 물론이고 <유령신부>, <배트맨>의 감독이 아닌가? 다양한 장르에서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감독이기에 팀버튼 감독의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은 너무나도 기대되는 책이었다.

그렇게 기대를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얇은, 그리고 짧은 내용에 당황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 10분이면 다 읽는 책이니 정말 얇고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속의 팀 버튼 감독의 상상력은 역시 놀라울 뿐이었다.

유령신부가 생각나는 그림도 있고, 배트맨의 악당 펭귄이 생각나는 그림도 들어있는..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닌 언젠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기에 너무나도 좋았던 책이다. 다만 몇몇 이야기의 황당한 끝맺음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마지막에 실려있는 영어원본을 보며 번역이 아닌 영어로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책이랄까? 간단한, 중학생이 그리고 쓴 끄적임같기도 한 책이지만 독특한 상상력에 빠질 수 있는 그런 책이다.. "

라는게 다 읽은 뒤의 느낌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이전의 느낌과 별다를게 없다. 그러나 달라진 점은,, 단순히 끄적임같은 글들이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서 또 다른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는 점이었다..

팀버튼전시회에 들어가면 처음 만날 수 있는 Stain Boy라는 제목의 5편의 3분 남짓한 애니메이션이 바로 다른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만나서 기존의 이야기를 새로운 느낌으로 시리즈화한 작품이었다..

이 책 속의 <검댕소년>이라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검댕소년이 기분나쁘게 생긴 경찰관 느낌의 사람의 명령에 의해 사회에 필요없는 존재들이라는 명목으로 처리해야 하는 존재들이 바로 이 책속의 <응시하는 소녀>라는 이야기 속의 응시하는 소녀, <유독소년 로이>의 유독소년, <마른 장작 소년, 성냥 소녀와 사랑에 빠지다>의 성냥소녀, <로봇소년>의 로봇소년이다..

이 책 속의 응시하는 소녀, 유독소년, 성냥소녀, 로봇소년의 이미지와 특징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은 검댕소년의 임무달성을 내용으로 하다보니 책 속의 이야기와는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라 오히려 신선하였다.. (유일하게 이 책에 실리지 않은 등장인물은 볼링핀과 볼링공, 그리고 검댕소년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인상나쁜 경찰관 느낌의 아저씨였다..아저씨의 존재가 참 궁금했는데 소리가 나지 않다보니 알수가 없고, 상영관에서 확인하려했는데 휴식기간이라 결국 그의 정체가 뭔지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도 입구의 Stain Boy는 충분히 인상적이었지만, 만약 팀버튼전을 보기전에 이 책을 기억해내곤 먼저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더욱 팀버튼전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보니 이제야 이 책을 다시 읽는게 아쉽기도 하지만, 팀버튼전을 보고와서 이 책을 읽기에 검댕소년외의 다른 이야기들을 새로운 느낌으로 받았다는 생각도 들다보니 다행이기도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아무튼 복잡미묘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기억나게 해주었던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라는 이름의 삽화들도 팀버튼전시회의 한 면을 장식하고 있었고, 그리고 비슷비슷하면서도 기괴한 느낌인 그림들이 이 책속에 실려있다보니 5일전 전시회의 느낌을 집에서 책으로 다시 만나는 기분이라 책을 한장한장 넘기는 기분이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여전히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그래도 한장한장의 무게가 예전에 읽을 때보다는 조금 무거워진 느낌이랄까?

전시회를 보는 도중 누군가가 이야기했든 다른 사람이 이런 그림을 그렸다면 오히려 섬뜩함을 느꼈겠지만,, 팀버튼이라는 작가의 그림은 기묘하면서도 섬뜩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떤면으론 귀여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런 짧은 아이디어들을 하나의 장편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그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확실히 이번에라도 이 책을 산 건 정말 잘한 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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