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거의 두달여만에야 책을 손에 잡았다.. 물론 그 두달동안에도 매일매일 책을 읽긴 했지만 그건 독서가 아닌 공부라서 책을 읽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책들이다보니;; 아무튼 2달, 아니 거의 세달만에 처음 손에 잡은 책은 좋아라하는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백은의 잭"이었다. 이 책과 함께 "새벽의 거리에서"를 함께 구매하긴 했는데, 어쩐지 하얀 눈밭위의 표지가,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출판되었던 적이 없는 출판사의 책이라 "백은의 잭"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야 다작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정통 추리소설을 쓰다가도 사회문제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쓰기도 하고, 과학의 힘과 추리를 엮어 유가와를 부각시키다가도 인간의 내면을 파고들어 언제나 새로운 작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 언제나 중박이상의 느낌을 갖게 해주는 작가라 이번 책 역시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읽는 내내 긴장감이 넘쳐 순식간에 읽어내리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어젯밤 누적된 피곤에 읽다가  잠이 들어버려 한숨에 다 읽지 못했지만, 이 책은 확실히 긴장감이 넘치는 책이었다. 하얀 설원위를 달리는 스키어와 스노보더의 모습과 눈 밑에 숨겨진 폭발물에 의해 스키장의 사람들이 인질로 잡힌 상황에서 숨가쁘게 범행을 저지하려는 모습이 한 순간도 쉬지않고 이어지다보니 한 번 잡은 책을 손에서 쉽게 내려놓지 못하게 했다. 거기에 스키를 즐기다 아내와 엄마를 잃은 한 부자의 모습과 스키를 즐기는 늙은 노부부의 모습도 어우러져 몇 개의 이야기를 같이 풀어가다 보니 단순히 범인을 쫓던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 하루 즐겁게 이 책과 함께 시작했는데 끝에서의 허망함이란 이루말할 수없었다. 

범행을 막기 위해 하얀 설원을 달리며 고군분투하던 자들의 모습을 그리며, 엄마를 잃은 아이와 아내를 잃은 남편의 이야기가 조화를 이뤄나가며 숨가쁘게 진행되다, 갑자기 "끝 또는 The End"라는 자막이 올라가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의 결말이라니,, 물론 추리소설이란게 보통은 결말부분에서 범인이 밝혀지며 이제까지 쌓아왔던 긴장감을 한순간에 풀리다보니 결말이 아쉽게 느껴진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번 이야기는 그 정도가 조금 더 한것 같았다..    

스키장을 인질로 잡아 목적을 관철시키려한 범인들의 검은 속내와 이 책의 배경인 순백의 설원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그 속에 숨겨진 더러운 면모를 밝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이야기인데 갑자기 이리에부자의 이야기도 풀려버리고, 떠도는 소문의 진실도 밝혀지고, 거기다 사랑이갸기까지 결부된 내용을 전체의 분량 중 극히 일부분인 10페이지도 안되는 것같은 분량에서 풀다보니 순간 진이 빠져버린 건 사실이다..물론 비극적인 엔딩을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악행을 하던 범인이 마지막회에 권선징악의 결말에 의해 처벌 받거나 아님 잘못을 깨닫고 착해지는 드라마도 아닌데한 순간에 모든 게 밝혀지며, 더불어 다른 사건들까지 한순간에 끝맺음을 해버리니..

분명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와 "내가 그를 죽였다"를 읽었을 때에는 범인을 명확히 안가르쳐준다면서 투덜댄게 엊그제같은데, 너무나도 명확히 해결한다며 투덜대는 것도 우습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거다..아,,  영화를 만들목적으로 쓰여진 소설이란 이야기를 듣고보니, 어쩜 이런 결말이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절정에 이른 순간 해피엔딩을 그리며 끝내기엔 딱 좋은 결말이니까...

처음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충격을 받아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나간게 오늘에 이른 건데, 아직 그 때의 충격을 다시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 늘 조금씩은 아쉽고, 오늘 역시 그 충격을 맡보지 못해 서운한 건 사실이다.. 다음에 읽을 "새벽의 거리에서"는 또 어떨지.. 아쉬운 마음은 살짝 접고 지금부턴 "새벽의 거리에서"에 푹 빠져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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