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5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한 여인이 목에 목걸이를 차고 있는 표지 사진은 기드 모파상의 목걸이를 떠올리게 했다. <목걸이>라는 단편 뿐만 아니라 기드 모파상이란 작가에게도 관심이 없던 나로서는 의외의 연상이긴 했지만, 그러고 보면 목걸이를 보고 <목걸이>를 떠올린 지극히 단순한 연상이기도 했다. 너무나도 단순한 연상이었지만 결국 이 이야기 자체도 목걸이에 너무나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고, 그걸 표현하기 위해 목걸이를 표지에 실은걸 보면 단순한 연상이었지만 지극히 타당한 연상인 것 같기도 하다.. 

기드 모파상의 <목걸이>의 간략한 줄거리를 보면, 한 허영심 많은 여자가 친구에게 빌린 목걸이를 잃어버리곤 잃어버렸다고 말하기보단 똑같은 목걸이를 사서 돌려주었고, 그로 인해 10여년의 고생을 겪었지만 친구가 그게 가짜라고 말해 허영심많은 여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이야기라고 한다. (줄거리를 읽고나니 기억이 어렴풋이 나긴 하는 이야기다..) 이렇듯 허영심 많은 여자의 모습을 목걸이라는 소재로 표현한 것이 기드 모파상이었다면, <좁은문>의 목걸이는 한 여자의 마음을 보여주었다.. 어린 나이긴 하지만, 사촌이어서 자주 보았고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사랑에 빠진 제롬과 알리사가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엔 서로를 떠나보내야 하는 이야기에서 그런 변화를 가져온건 결국 알리사의 마음이었다..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느라, 무심코 던진 말 속에 두려움을 느껴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알리사는 목걸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고, 그 마음으로 인해 세 명의 사람이 결국 불행해지지 않았나 싶다.. 기독교니 천주교의 차이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나로써는 성경이니 누가복음의 구절을 들며 마음을 설명하는 것이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작품해설을 읽고서야 알리사의 마음이 그렇게도 극적으로 변하게 된 이유를 겨우 깨우칠 뿐이었다. 그래서 알리사의 심정의 변화며 태도의 변화에 나역시 제롬과 같이 이해할 수 없었다.  

아직은 어린 한 남자, 아니 소년이 같은 여자인 나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하디 복잡한 알리사의 마음을 어떻게 깨달을 꺼며, 알리사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줄리에트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챌까.. 그게 비극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오랜 시간을 서로 사랑했지만, 서로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 서로를 더깊이 이해하지 못해 결국은 알리사의 변화는 제롬에겐 결국 이해할 수 없는 벽이 되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좁은 문>에 대한 그 시대의 평이 하느님의 절대적 사랑의 추구이든 종교적 교리의 허무함이든, 나에겐 <좁은문>이란 결국 서로를 향한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제롬과 알리사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인 이야기였다..서로 같은 곳을 향하고, 서로의 마음을 자기만의 방식이 아니라 서로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을 하였더라면 제롬과 알리사는 그들의 사랑에 의해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라는 뻔한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는 삶을 서로가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 다른 관점에 의해 어긋나버린 사랑에 의해 모두 불행해진 쓸쓸하디 쓸쓸한 삶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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