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고양이들아!!

행복한 길고양이 ㅣ 행복한 길고양이 1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0년 9월

고양이들을 키우기 전에도 길고양이들은 애처로워 보였었다. 표정도, 행동도, 모두다..사람을 보면 경계하고, 도망치기에 바쁜 그녀석들을 보며 그저 누군가 잘 돌봐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고양이들,모모와 코코를 키운 후부터는 길고양이들을 보며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기전 이 귀엽고, 어린 것들.. 나랑 같이 가지 않으련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여전히 길냥이들은 나를 비롯한 사람들을 피하기에만 바쁘다..

그래서 이런 책이 나올 때마다 조금 신기하다.. 어쩜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사진을 찍은 건지, 찍는 내내 애들이 도망치진 않은 건지, 정말 길냥이들이 다가와 놀아달라고 칭얼대는지 등등 정말 궁금한 것 투성이다.. 길냥이가 아닌 우리 고양이들도 사진을 찍을라고만 하면 고개를 돌리는데..

그래서 이 책 속의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는 내내 고양이들과 친구를 하는 저자분이 대단해보였다..

새싹의 냄새를 맡는 아기 고양이부터 풀밭속에서 노는 고양이들이라니.. 어쩜 이리도 우리 고양이와 하는 행동이 똑같은지 보는 내내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우리 고양이도 우리 몰래 집에서 키우는 화초의 냄새를 맡다가 아작아작 씹어먹다 도망치기도 하고, 산책을 나가면 풀냄새에 한없이 취해있다 화단 속에서 나무를 타려고 시도를 해 애를 먹이기도 하는데..고양이란 종족이 다들 그런가싶어 웃음도 나왔다.

<종이우산>이란 저자가 노숙자 할머니의 어깨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보며, 친구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하는 것처럼 나도 이런 고양이들을 친구로 가져보고 싶었다.. 우리집 고양이인 모모도 이렇게 어깨에 앉아 우리를 핥아주지만, 그래도 종로3가 단성사, 삼청동길, 봉정암 등등 이 책 속의 고양이들을 만나러 가고 싶고, 근처에 사는 고양이들과도 친구가 되고 싶었다..

그럼 이렇게 장난감에 미쳐 춤추는 것처럼 행동하는 고양이도 볼 수있고, 아기 고양이들을 보호하며 다니는 엄마 고양이를 보며 작지만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아무리 몇몇 사람들이 길냥이에게 먹이를 챙겨준다 해도, 집에서 살고 있는 다른 집 고양이마저 무자비하게 죽이는 사람이 존재하는 마당에 언제나 밖에서 지내는 이 고양이들은 생명의 위협을 끝없이 느낄텐데..

그냥 그럴 때, 아무 상관없는 숫고양이가 아기 고양이를 돌보는 대부의 모습을 하는 것처럼 보호자를 자처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사진 속 대부고양이의 모습을 보면 볼수록 사람보다 낫다 싶다.. 자기와 아무 상관이 없어도 잘 자라도록 보살펴주고,자신의 영역일부를 잠시 양보하여 아기 고양이를 쑥쑥 자랄 수 있게 끊임없이 돌봐주는 건.. 정말 사람도 하기 힘든 일인텐데..

언제나 꽃 속에 파뭍힌 이쁜 고양이의 모습만 볼 수 있는게 아니라 아플땐 같이 눈물을 흘려주어야 하고, 힘들 땐 같이 힘들어야 하는 살아있는 생명이자, 인생의 반려자로 지내야 하는 고양이들을 자신의 사정이 어렵다고 쉽게 버리고, 병들었다 버리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단지 자신에게 먹이를 주던 사람도 주인으로 생각하는 고양이에게 정말 못된 짓을 한 것이니까..

고양이를 벌써 4년이 넘게 키웠음에도 모르던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만나게되어서 흐뭇하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그날, 세상 모든 고양이와 강아지도 행복해질 수는 있으려나..

애처로운 아기고양이의 뒷 모습처럼,, 어쩐지 길냥이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더욱 커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