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큐에게 물어라
야마모토 겐이치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어쩐지 내취향이 아닌 책만 읽고있는 듯한 느낌이다. 다들 괜찮게 읽긴 했는데 딱히 마음에 남는 책이 없다..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기대를 너무 크게 해서인지 한권한권 읽을 때마다 실망감이 커지면서 솔직히 책을 읽는 재미가 없어졌다. 시간도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다보니 점점 책읽는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이번 <리큐에게 물어라>도 딱히 재밌는 뭔가가 없었다. 리큐의 자결이라는 최후결말을 처음 시작으로 잡아, 그 일이 있기까지 리큐의 삶을 그리고 리큐와 관련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점이 조금 독특은 했지만.. 이 책에서 내가 기대한 뭔가는 없었다. 매번 책을 살때마다 책소개는 절대 읽지 않은 채, 그저 베스트셀러라 불리는 책들을, 그리고 어떤 상을 수상했다는 이야기에 끌려서 읽다보니 이번에도 제목만 보고 철저하게 잘못 생각한 탓이었다. 

리큐에게 물어라는 제목을 보며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뭔가 사건의 열쇠를 진 사람이 리큐라고 기대한 것과는 달리, 이건 리큐의 삶과 그의 천재적인 심미안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고, 그가 평생을 생각하는 그가 죽인 여인에 대한 이야기도 밝혀주고, 모든 것을 도가 지나칠정도로 사랑하며, 천박한 것을 싫어하는.. 천부적인 소질로 다도를 이끌어나가는 것에 이야기해줄 뿐이었다. 함께 140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텐도 아라타의 <애도하는 사람>처럼 잔잔하고, 이제껏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를 읽은 것같기는 했지만, 상상조차 되지않는 모양의 다기에 대한 이야기나, 다다미 넉장의 크기조차 짐작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다도의 섬세함을 느낄수가 없었다.  

그나마 이전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졸업>에서 설월화게임이니 하는 다도에서 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트릭이니 뭐니 생각할 틈도 없이 다도에 대해서만 미칠듯이 생각했던 것처럼 다도의 세세한 것에 대해 중점을 두지는 않았지만, 문화가 다른만큼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웠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왕의 마음에 들지않으면 역모니 뭐니 해서 온가족을 몰살했던 조선과는 달리 명예로운 죽음이라며 할복이라는 것을 강요하는 문화도 그렇고, 조선을 침략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는 달리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리큐라는 인물도 그렇고..  

이야기를 읽으며 단 하나 기대했던 녹색향유병(?)인가를 준, 리큐가 죽인 조선 여인에 대한 이야기도 리큐의 성품이나 리큐의 인생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조금은 무덤덤한 사건이기도 했다. 내가 너무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이래저래 낯선 문화에, 낯선 사람, 거기다 감동스러운 부분도 없었던 것 같은, 그런 이야기에, 읽는 내내 같이 나오키상을 수상한 애도하는 사람이 떠오르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