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카논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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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챙겨보려는 의지를 가지고있진 않지만, 틈틈이 읽게되는 책이다. 두꺼운 분량에 선뜻 읽기 시작하지 못했었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니 시간가는 줄 몰랐던 <모방범>과 에도시대의 이야기에 낯설었었지만 몇권을 읽다보니 푹 반해버리게되던 미야베월드 제2막의 <외딴집>,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처럼 사법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던 <스나크 사냥>등 얼핏 기억해봐도 재미있게 읽은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 여러권이다. 그래서인지 신간이 나오길 기다리고, 신간이 나오면 바로 읽는 편은 아니지만, 미미여사의 책은 꾸준히 읽고있는 편이다. 

이번 <인질카논>은 우연히 알라딘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눈에 띄어 냉큼 사버린 책이었다.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모를 "카논"이란 말에 혹해, 어떤 책을 살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도 미미여사의 신간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읽기시작한 이 책은 단편집이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한 쪽 다리를 잃은 소년과 할아버지의 이야기, 애인에게 차이고 자살하려던 여자와 따돌림으로 늦은 밤 학교를 가고 있는 소년의 이야기, 자신을 보호해달라며 찾아온 소년의 이야기에 흔들리는 흥신소직원, 늦은밤 찾은 편의점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들과 우연히 주운 수첩의 주인에게 나쁜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해주는 오월병에 걸린 청년과 누군가에게 복수하기 위해 10년을 기다렸던 한 여인과 윗집에 살고있는 아들을 찾아온 부잣집마나님과 어쩐지 그 여자가 싫은 아랫집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삶을 살다 고난을 겪고, 결국엔 희망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딱히 새롭다거나 긴장감이 넘치는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이 최악의 선택을 하여도 가해자인 아이들은 그다지 처벌을 받지 않는거야 오늘내일의 일이 아니고, 남자에게 속아 혹은 여자에게 속는 사람들도 하나둘이 아니다. 게다가 편의점에 강도가 들어오는 것 역시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지만, 조금 다른 점은 위협만 하고 돈을 훔쳐가는 강도와는 달리, 사람을 죽였다는 정도?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경찰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스나크 사냥>때처럼 손에 땀이 나지도 않고,<외딴집>에서처럼 이야기를 읽으며 슬프지도 않았다. <모방범>에서처럼 철면피한 범인의 모습에 3권이나 되는 분량에도 시간가는지 모르고 읽게되지도 않고, <스텝파더스텝>처럼 유쾌하지도, <화차>처럼 현실을 돌아보게도 하지 않았다. 짧은이야기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되야하다보니 뭔가 아쉬운 점도있고.. 그래서인지 다시 한번 미야베 미유키는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어울리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단편보단 장편을 좋아해서일수도 있지만, 이전의 미미여사의 작품에서처럼 완벽하게 반하게 하는 뭔가가 없어 조금은 아쉬웠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다시는 단편을 읽지 않아야지라는 다짐을 하게되지는 않지만, 이다음에 읽을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반드시 장편으로 골라 다시 한 번 미미여사의 매력에 빠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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