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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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유괴를 당하고, 한 노부인 아스마에게 팔린 라일라는 자신의 이름이 뭔지, 자신의 부모님은 어떤 분인지 전혀 모른다. 그저 아스마를 할머니처럼 생각하며, 아스마에게 글과 여러가지를 배우고 그 대신 청소를 하며, 그렇게 "밤"이란 뜻의 이름 라일라를 얻어 그렇게 자랐다. 자신을 괴롭히는 조라때문에 힘겨울때도 있지만 할머니같은 아스마때문에 라일라는 그래도 힘겹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스마의 죽음과 함께 라일라는 힘겨운 삶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아스마가 쓰러졌을 때 자신이 찾아갔던 공주들과 산파덕택에 이쁨도 받고, 자유도 누렸다. 딱보기에도 나쁜 짓인 도둑질을 배우고, 발가벗은 사람들의 모습에 노출되는 환경이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라일라가 바깥 세상을 배워가는 것에 그런 환경도 좋아보였다. 아스마가 할머니같았지만 밖으로 나가는 자유를 느껴본 적도 없고, 가끔씩 찾아오는 조라와 아벨때문에 괴롭힘을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가난하고, 남들이 좋아하지 않는 직업의 사람들 속에서 사는 것은 천국에서 사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을테님 말이다.. 

하지만 그런 행복도 오래가진않았다.. 조라가 경찰에 신고를 하여, 조라가 라일라를 잡으려 할 때엔 바로 그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결국 라일라는 하녀였고, 그래서 잡혀갔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먹을 것도 제대로 주지 않는 조라의 집에서 다시 하녀일을 하며, 자유를 꿈꿨다. 다행히도 그녀를 불쌍히 여겨 잠시 그녀를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던 부부가 있었지만, 결국 그 부부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다시 도망치고, 조라의 집에서까지 도망치며 라일라는 "도망"이라는 말이 너무 익숙한 삶을 시작했다. 언제나 조라에게 잡히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자신을 덮치려는 수많은 개들을 피해다니며, 그 누구에게도 붙잡힌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세상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녔다.. 

때론 자신을 위해주는 사람의 도움으로 조금은 편하게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도 하지만, 라일라에게만 오지 않는 행운에 라일라의 힘겨운 삶에 안쓰러울 뿐이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 수 있는 단 하나 초승달모양의 귀걸이만을 지닌 채, 예전에 산 고물라디오를 보물삼아 이곳저곳을 떠돌며 언제나 라일라를 가지려는 사람들 속에서 도망을 치며, 자신들의 잘못은 깨닫지도 못한 채 라일라를 잡으려 혈안이 된 사람들에 불쾌함을 느끼며 라일라와 함께 이곳저곳을 여행하게 되었다.. 

결국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온 라일라.. 아쉬운 여운이 남는 결말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찾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며 이야기가 끝이났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저 자신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라일라의 모습에 희망을 느끼게 되던 이야기였다,.. 이제까지의 삶의 고통을 벗어나 행복을 찾으면 좋을텐데.. 그래도 중간중간 너무 많은 사람들의 등장에 이야기의 끈을 잠시 놓칠 때도 있었지만 도리스 레싱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며 포기했던 기억탓에 한참을 포기했던 르클레지오의 작품을 읽은 것만으로도 뿌듯했던 책이었다.. 

라일라의 삶을 따라 술술 읽을 수 있던 황금물고기.. 이 책을 시작으로 르클레지오의 조서를 비롯한 다른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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