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 하 - 미야베 월드 제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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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라 하지만 호를 구해주고, 호에게 글과 수를 가르쳐주고, 호를 끝까지 생각해주던 가가님과 자신의 막내 동생과 비슷한 나이이면서도, 바보라는 이름을 가졌으면서도 꼼꼼히 일을 하는 호를 여러모로 돌봐주던 이시노님과 호를 가족으로 받아주었던 우사와 아무도 여자를 히키테로 받아주지않는 시대에 수습이지만 몇달후엔 정식으로 받아줄거라고 했고, 오갈데 없는 호를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있도록 배려해준 가스케대장님이 정말로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악의 존재라 했지만, 그저 죄인의 몸일뿐 자신의 가문을 위해 자신의 존재만을 내던진 채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자신과 연루된다는 것에 수없이 가슴아파했던 가가님은 그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모습이었기에, 간수와 하녀라는 신분차이와, 어른과 꼬마라는 나이차이가 있지만 아무도 챙겨주지 않던 호를 성심껏 챙겨주며, 틈틈이 먹을 것도 주던 이시노님의 착한 모습에 호와 같은 마음으로 좋았는데.. 호가 성님이라 부르며 좋아했고, 자신도 호를 가족이라 생각하던 우사와 가스케대장님의 이야기에 가끔씩 웃게도 되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세상에서 가족이라 불린 존재들이 호를 버렸지만, 인연의 끈으로 호를 돌봐준 너무나도 좋았던 사람들이 어김없이 모두 죽어버렸다.. 사고를 빙자하여, 별것 아니라고도 할 수 있는 어린아이들의 실수에 의해, 호를 챙겨주다, 알력관계에 의해 그렇게 서서히 한 명씩 목숨을 잃었다..  

아직은 현실 속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기보단, 보이는 현실만을 바라볼 수 있는 호에겐 때론 비밀로 남는 죽음이었고, 때론 슬프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죽음이었다.. 하지만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못하던 건간에, 진실을 알던, 모르던 있던 간에 호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가슴아픈 이야기였기에 호와 함께 그들을 너무나도 좋아했기에 그들의 죽음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악한 마음을 하나씩 엿보면서 너무나도 가슴아픈 이야기라고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만약 사람들이 이 세상의 그 어떤 존재보다도 선한 존재이고,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란 말을 듣는 사람들만 살았더라면 호가 호라는 이름을 가지지도, 부모에게 버림받아 역경을 겪지도 않았겠지만, 무엇보다도 뒤늦게 얻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않았을텐데라는 있을 수 없는 현실을 기대하게만 될 뿐이었다.. 있을 수 없는 현실에 답답하고, 철모르는 아이의 선함에 부끄러워지던 이야기.. 역시나 미야베 미유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채 담담한 어투로 잔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 결코 바뀔 수 없는 현실이 계속해서 반복됨을 보여주며 현실에 진저리치게 만드는 그런 잔인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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