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쫓는 모험 (상) -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신태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 생각없이 <댄스댄스댄스>를 먼저 읽기 시작했었다.. 이전의 돌핀호텔이 사라진 곳에 세워진 거대한 돌핀호텔과 자신을 떠나간 여인이 등장하는 영화, 그리고 16층이란 공간에서 자신을 찾아온 양사나이.. 이전에 갔던 곳이고, 이전에 자신이 만났던 여자이며, 자신과 안면이 있는 양사나이였기에 이전의 이야기를 모르니 답답할 뿐이었다.  

물론 이전 작품을 읽지않아도 어떻게어떻게 이야기를 이해했을 것은 같지만..그래도 시리즈물인 이상 전작을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상권의 절반쯤 읽었을 때에 과감히 <댄스댄스댄스>를 덮고 <양을 쫓는 모험>을 읽기 시작하였다.. <양을 쫓는 모험>도 이야기의 처음은 아니었다.. 얼마전에 읽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1973년의 핀볼>을 잇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소설의 마지막 작품이지만 그래도 이책을 먼저 읽어도 별 문제는 없었다..  

다른 분이 분석해 놓은 것처럼 "모험은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에서 따온 유희이며, ‘양’은 리처드 브라우티건 식의 상상력이 잉태한 산물"이라고 이야기할만큼 하드보일드 소설에 대해서도, 리처드 브라우티건에 대해서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 소설이 괜찮은 소설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하루키에게 반하게 된 것은 <해변의 카프카>때문이었다. 누군가는 지나치게 허황된 이야기로, 너무 이야기를 벌여놓은채 제대로 마무리가 안됐다고도 하지만 난 그 책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와 현실같으면서도 비현실적인 모습에 반해 한권한권 하루키를 읽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우연히 친구에게 받은 사건을 광고에 실었고, 그 광고로 인해 뜬금없이 별모양이 있는 양을 찾는 일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자신의 여자친구가 떠나고 양사나이를 만났으며,결국엔 자신의 삶이 있는 세계로 돌아오는, 너무나도 평범한 것 같지만 비현실적인 세계속에서 평범한 내가, 지극히 현실같으면서도 환상적인 경험을 하는 이 이야기는 내 입맛에 딱 맞는 소설이었다..  

대부분의 경우처럼 하루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100% 다 이해할수도 없었고, 이 글의 해설처럼 작품자체를 분석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나약함을 사랑한 쥐의 모습과 양을 쫓기위해 나를 이용한 비서의 모습에 과연 우리는 별문양이 있는 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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