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2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 200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이지 원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사람 혼을 쏙 빼앗을 만큼 재미가 있고, 충격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밤을 홀딱 새게 만들지는 몰랐다. 그럴줄 알았으면 한밤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정확히 오늘 새벽 1시쯤부터 읽은 책은 한 삼사십분만 읽으려 했던 내 계획을 야무지게 무너뜨리고, 아침까지 정신없이 책을 읽고 겨우 잠이 들었다.. 직장인이 아닌 아직 학생의 신분이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오늘 하루종일 멍한 정신으로 살게 만들었을 아주 위험한 책이었다. 

제목그대로 죽음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타나토노트는 <천사들의 제국>과 <신>으로 미세하게 연결되는 이야기였다. 한참을 베르나르의 책을 안 읽었기에, 신을 읽기전 워밍업으로 어떤 책을 읽을까하다 <천사들의 제국>보다 더 재미있고, <천사들의 제국>의 이전 이야기인 격이라 해서 <타나토노트>를 먼저 읽게되었는데, 정말이지 읽어 후회가 되지않는, 안읽으면 후회가 될 책이었다. 

얼마전 생명기기를 떼고 존엄사를 택했던 김모할머니가 200여일간의 사투끝에 돌아가신 것을 보며, 만약 김할머니가 불과 100년전에 살으셨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직 과학과 기술이 발전이 미흡한 세상에서, 지금은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 병과 상처로 인해 죽어야했던 시절에 살으셨더라면 존엄사니 뭐니라는 말이 나오지 않은채 그저 조용히 숨을 거두셨을거다. 하지만 과학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을 좀 더 이승에 잡아놀 수 있게되었고, 생과사를 넘나드는 사투끝에 살아난 사람들은 죽음의 경계를 보게되면서 "죽음"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누구나가 언젠가는 맞이하는 죽음이고, 죽음으로 인해 세상과의 소통이 끊어지기에 여전히 미지의 세계인 죽음너머의 세계를 밝혀내기위해 라울은 인간을 인간아닌 "인간 기니피그"로 여기고, 선택이란 없는 죽음을 선택하게 하면서, 무기수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는 논리로 실험을 했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간신히 목숨을 구한 사람들이 본 영계로만은 부족해, 영계를 왔다갔다하기를 바란 무지막지한 상상력이었다. 수십명의 인간 기니피그가 죽어도 실험을 계속하고, 영계에 성공적으로 갔다오자 더욱 많은 것을 밝혀내기 위해 탐욕을 부리고, 그로 인해 죽음을 알게된 뒤 평온한 세상이 아닌, 죽음으로 인해 더욱 혼란스러운 세상을 만들었다. 

단 한번뿐인 삶이라 생각하여 최선을 다해,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닌 어차피 환생하는 것 실패한 인생은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갖게만든 실험이었다.. 

만약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라울이 말한 것처럼, 라울과 수많은 타나토노트들이 경험하고 온 영계의 천사들말처럼 심각하게 문제를 저지르지 않는한 다시 인간으로 환생을 하고, 끝없이 반복된다면.. 나도 그들처럼 쉽게 목숨을 포기하거나 점수를 위해 의식적인 선행아닌 선행만을 하며 인생을 단조롭고, 지루하게 만들지 않을까생각될 정도였다.  

죽음을 지연하는 의미없는 의술행위만으로 충분히 인간의 힘을 넘어선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죽음이란 그 무엇보다도 신비의 세계이지만 자신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밝혀내며 조금씩 타락하기 시작한 라울과 세상의 변화에 몸서리치게 무서워한 스테파니의 모습에서 볼 수 있듯 죽음 이후의 세상은 우리가 건드려서는 안되는 세상인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